"아직 더 배워야죠. 시야가 넓은 편은 아니니까". '유망주'가 알을 깨고 나오기 시작했다. 한때 '제2의 김승현(30. 대구 오리온스)'으로 평가 받았던 포인트 가드 김현중(27. 울산 모비스)이 점차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현중은 지난 11월 30일 잠실체육관서 벌어진 2008~2009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 2라운드 서울 삼성과 경기서 3점슛 3개 포함 17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86-85 승리에 기여했다. 상무 입대 전 오리온스-창원 LG를 거치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는 듯했던 김현중은 모비스에서 명 가드 출신 유재학 감독의 지도 아래 다시 날개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2경기에 출장한 김현중은 경기 당 평균 10.92득점 1.75리바운드 6.08어시스트(4위)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9승 4패) 모비스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송도고-동국대를 거친 뒤 지난 2004년 드래프트에 얼리 엔트리로 참가, 오리온스에 2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김현중은 고교-대학 선배인 김승현과 자주 비교되었다. 그러나 데뷔 시즌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김승현과는 달리 김현중은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며 매년 이적을 경험해야 했다. 데뷔 시즌이던 2004~2005시즌 23경기서 1.22득점 0.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치며 LG로 트레이드 된 김현중은 이듬해에도 31경기서 1.23득점 0.42어시스트를 올린 뒤 상무 입대를 택했다. 제대 후에도 김현중은 전형수(30. LG)가 빠져나간 모비스로 이적, 매년 트레이드를 겪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나 시즌 전 확실한 포인트 가드를 찾기 힘들었던 모비스는 김현중에게 '기회의 땅'이 되었다. 특히 삼성전 2쿼터서 터뜨린 2개의 3점슛은 경기 분위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낸 귀중한 득점이었다. 김현중은 올시즌 3점슛 성공률 51.43%(전체 3위, 35개 시도/18개 성공)로 경기 당 3점슛 2.62개(1위)를 성공시킨 김효범(25)과 함께 정확한 외곽포를 자랑하고 있다. '복덩이' 김현중의 가세로 인해 오랜만에 선두권에 진입한 유 감독은 "아직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시야가 넓은 편이 아니라 제 눈 앞에 보이는 선수에게만 패스를 건네는 스타일"이라며 김현중에 대한 섣부른 칭찬은 삼가했다. 김현중 또한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농구가 '빠른 농구'라면 난 아직 '급한 농구'를 펼치는 데 불과하다"라며 겸손하게 활약을 자평했다. "예전에는 빨리 경험을 쌓고 싶어 조급한 마음 뿐이었지만 지금은 노력하는 만큼 기량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며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김현중은 "수준급 가드와 맞대결을 펼칠 때는 자연스럽게 주눅이 든다. 특히 1라운드 오리온스전서 김승현 선배와 맞대결 때는 굉장히 어려웠던 것 같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시즌 개막 전에 비해 점점 자신감이 쌓여가는 것 같다. 앞으로 여유를 갖고 '빠른 농구'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맹활약을 다짐한 김현중. 그가 최근 4연승을 달리고 있는 팀의 상승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농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