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보다 송해? 가요 프로의 ‘이상한’ 양극화
OSEN 기자
발행 2008.12.01 11: 42

현재 지상파 3사에서 방송되고 있는 음악 프로그램의 양극화 현상은 뚜렷하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음악 프로그램이 항상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젊은 층을 겨냥한 음악 프로그램은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음악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다는 건 그만큼 다른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음악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게 KBS 1TV ‘전국 노래 자랑’이다. 그 뒤를 ‘가요무대’와 ‘콘서트 7080’이 10% 정도의 시청률로 잇고 있다. ‘열린음악회’, KBS 2TV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MBC ‘쇼 음악중심’이 6~7%대로 비슷한 시청률을 보인다. 심야 음악 프로그램인 KBS 2TV ‘페퍼민트’와 SBS ‘초콜릿’은 각각 4%, 2~3%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다.(AGB닐슨 기준) 시청률로 따지면 중장년층을 겨냥한 음악 프로그램이 월등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가요 프로그램의 양극화가 뚜렷이 구분된다. ‘전국 노래 자랑’은 중장년층의 대표적인 인기 프로그램이다. 음악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사실상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가깝다. 특별히 스타가 출연하지 않지만 MC 송해와 일반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쇼’가 진정한 볼거리다. 따지고 보면 중장년층을 위한 유일한 버라이어티라고 할 수도 있다. ‘가요무대’ 역시 중장년층을 위한 대표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10%대의 시청률을 유지한다. KBS 예능 관계자는 “ ‘가요무대’ 방청권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뮤직뱅크’의 주 시청자층과 ‘개그콘서트’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보는 주 관객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젊은 세대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의 관심이 적다. 하지만 어른들이 관람할 수 있는 공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에게 선물하기 위해 ‘가요무대’ 방청권에 대해 문의한다”고 설명했다. KBS 1TV ‘콘서트 7080’은 토요일 밤 11시 40분에 방송되다가 가을 개편을 맞아 일요일 오후 10시 20분으로 편성이 바뀌었다. 평균 4%대의 시청률은 편성 변경 후 6%로 껑충 뛰어 올랐고 30일 방송된 200회 특집은 10.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배철수는 200회 특집 기자회견에서 인기 비결에 대해 “젊은층, 혹은 노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은 있는데 7080 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없다. 정작 열심히 살아온 이들은 문화적으로 소외 받고 있다”며 안타까움과 자부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7080층을 겨냥한 유일한 예능 프로그램이라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반면 ‘뮤직뱅크’ ‘인기가요’ ‘쇼 음악중심’은 화제의 중심에 있지만 시청률을 항상 저조하다. 서태지가 출연해 14년 만의 댄스로 화제가 됐지만 송해의 ‘전국 노래자랑’ 시청률을 능가하진 못한다. 서태지 팬들은 DMB, IPTV, 다시보기, UCC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또 젊은 세대는 다양한 문화를 즐긴다. 갖가지 예능 프로그램이 줄을 서 있고 다양한 문화 공연이 준비돼 있다. 게다가 이들을 위한 음악 프로그램도 훨씬 많다. 결국 문화적으로 소외된 중장년층을 위한 몇 안되는 음악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로 유지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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