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27)가 부상의 늪에서 벗어나 해결사로 부활할 수 있을까. 뿐만 아니라 이천수는 더이상 임대 선수이고 싶지 않다. 이천수에게 서울과의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챔피언결정전은 중요한 무대다. 지난 2005년 울산 현대의 우승을 이끌면서 각인된 해결사의 이미지를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페예노르트서 임대된 시한이 다가오고 있어 수원의 '결심'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기회이기 때문이다. 일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9월 친정팀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를 마친 뒤 왼쪽 넓적다리에 부상을 입고 재활에 매진했던 이천수는 11월 중순 소속팀 훈련에 합류했다. 비록 가벼운 근육통으로 다시 재활에 들어가긴 했지만 시간이 충분한 만큼 부상 복귀에는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천수에게 거는 기대가 단지 복귀가 아닌 '부활'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 7월 수원은 거액의 임대료와 연봉을 감수하며 이천수를 영입했다. 2004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손에 쥐지 못한 우승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부상으로 단 4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는 데 그친 이천수로서는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 희망은 있다. 세밀함보다는 큰 틀의 축구를 추구하는 수원의 전술에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킥을 갖춘 이천수는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격 축구를 선호하는 서울과의 맞대결인 만큼 이천수의 활약 가능성도 더욱 높아진다. 수원을 이끄는 차범근 감독의 입장에서도 이천수의 부활은 절실하다. 서울이 이청용과 안태은이 징계로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을 상대로 4-2 대승을 거둔 상황에서 이천수의 가세는 전력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은 김승용, 한태유 등 상무에서 제대한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 인천과 울산과의 챔피언결정전(11월 27, 12월 4일)에서 이천수의 발 끝에서 긴 호를 그리며 날아갔던 공은 아름다웠다. 차범근 감독은 이천수가 다시 한 번 이 모습을 재현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이천수 자신 또한 불안정한 신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부활이 절실한 것은 물론이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