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범슨' 김학범 감독의 사퇴 후 선장을 잃었던 성남 일화가 '신태용 호'로 새롭게 닻을 올렸다. 성남 일화는 1일 신태용(37) 감독 대행을 임명하고 공식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신태용 신임 감독대행은 꾸벅 인사를 한 뒤 "이 자리에 앉아서 취재진에게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면서 "성남을 맡아 잘 이끌고 있을까하는 불안감이 더 크다. 모든 구단 관계자들의 믿음으로 이 자리에 앉게 됐다. 다시 성남이 내가 선수생활에 얻었던 영광을 지도자로서 세우고 싶다. 너무 흥분되어 말하기 힘들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임 신태용 감독대행은 지난 1992년 부터 2004년까지 성남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99골과 6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도움 2개가 모자라 아쉽게 '70-70 클럽'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K리그 유일의 '60-60 클럽' 멤버이자 401경기 출전으로 김병지, 김기동의 뒤를 이어 K리그 역대 출전 횟수 3위를 기록하고 있다. 1996년에는 미드필더로서 득점왕 자리를 차지했고 지난 2003년 7월 27일 대전과의 경기에서는 골을 넣은 뒤 교체 3명을 모두 쓴 상황에서 주전 골키퍼 김해운이 부상을 당하자 골문을 지켜 한 경기에서 득점과 실점을 모두 기록하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다음 시즌에 대한 목표에 대해 당차게 말했다. 성남 전성기 시절의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을 누렸던 것에 대해 다시 재현하겠다는 욕심을 나타낸 것. 신 감독대행은 "프로에서 2등은 필요없다. 감히 내년에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또 팬들에 대한 사랑에 대해서도 똑부러지게 의견을 표출했다. 신 감독대행은 "관중없는 우승팀은 필요없다. 팬 없는 축구선수는 소용없다"면서 "많이 찾아 주시면 팬들에게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감독대행의 꼬리표를 떼지 못한 부분이었다. 이와 관련해 박규남 사장은 전혀 문제 없음을 확언했다. 박규남 사장은 "13년간 전설적인 실적을 성남에서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며 "선수로서는 전혀 손색이 없다. 대행이라는 이름을 떼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격려의 의미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규남 사장은 피스컵과 관련해 "피스컵에 참여할 수 있는 혜택은 충분하다"며 "나의 개인적은 욕심은 올해 성남이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호스트로서 참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