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차승 WBC대표팀 승선 여부, KBO 의지에 달렸다
OSEN 기자
발행 2008.12.02 10: 52

미국 국적의 백차승(28,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내년 3월 열리는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은 1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에서 45명의 1차 후보선수(player interest list)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날 포함된 8명의 해외파 선수 중 백차승의 이름이 올랐다는 것. 백차승은 지난 2005년 한국국적을 포기,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야구팬들은 "병역의무를 지기 싫어서 한국을 버렸다"며 따가운 질타를 백차승에게 가했다. 이런 터라 백차승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하다. 그러나 백차승이 WBC 한국대표팀으로 출전하는 데는 제약이 없다. 1회 대회에서도 알 수 있듯 WBC 대회는 현재 국적과는 상관없이 부모의 국적 중에서 한쪽을 택해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백차승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이런 비판적인 여론에도 확고하게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KBO와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강한 의지에 달려있다. 일단 김 감독과 윤동균 KBO 기술위원장은 백차승의 필요성을 밝힌 상태다. 김 감독은 이런 분위기에 대해 "미국 국적을 가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은 것으로 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단은 실력면에서 좋기 때문에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 역시 "좋지 않은 여론은 생각했다"고 말해 오로지 실력만 생각해 백차승을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다. 여론이 어느 정도 무마된다 해도 여전히 KBO와 코칭스태프는 백차승을 설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백차승은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4월 OSEN과의 인터뷰 중 이렇게 털어놓으며 고개를 숙였다. "사실 기자분들이 물으면 무조건 국가대표로 나가고 싶다고 얘기는 한다. 그렇지만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는가. 나는 그렇게 못할 것이다". 다시말해 백차승은 국가대표 태극마크가 달고 싶은 것은 사실이지만 스스로 국적을 바꾼 데 대한 도의적인 책임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7개월전 이야기라는 점에서 백차승의 현재 심정을 확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이 크게 변했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백차승은 또 다른 인터뷰에서 "한국인으로서 국적을 바꾼 것에 대해 팬들과 나 자신에게 말할 수 없이 미안하다"며 "이렇게까지 해서 야구를 해야 하는지. 내 인생에 있어 참으로 아쉬웠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 만큼 원죄 같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곧 KBO와 코칭스태프가 적극적인 설득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백차승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강조해 마음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백차승의 대표팀 승선은 이번 제 2회 WBC 대회를 바라보는 KBO와 코칭스태프의 의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