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열광적인 야구 도시에 오게 돼 너무 기쁘고 영광이다. 홍성흔이라는 가치를 높이 평가해주신 롯데 구단에 감사드린다.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롯데 자이언츠가 우승하는데 큰 힘이 되도록 열심히 뛰겠다". 롯데와 연봉 2억 7900만 원에 FA 계약을 맺은 홍성흔이 거인 군단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각오를 내비쳤다. 홍성흔은 2일 부산 사직구장 선수단 회의실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정말 어제 한숨도 못 잤다"고 넉살좋은 농담을 던진 뒤 "내가 봤을때 로이스터 감독님은 부러운 부분이 많았다. 선수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경기나 훈련할때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감독님은 다르다"고 추켜 세웠다. 이어 그는 "그동안 롯데가 뒷심이 약한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올 시즌 많이 강해졌고 부산 원정 경기 때마다 느꼈지만 사직 노래방의 응원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기도 해 부러운 적이 많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홍성흔은 정들었던 22번 대신 49번을 선택했다. "22번을 달게 되면 두산의 이미지가 강해 많이 생각날 것 같아 새로운 출발을 위해 22번을 버렸다. 49번은 노름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 마해영 선배의 등번호라서 더욱 뜻깊고 49번의 명예가 더럽히지 않도록 높이 날아오르겠다". 그는 포지션 욕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내 가치를 평가해주신 것 때문에 마음을 비웠다. 로이스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시키는대로 하겠다. 벤치에서 화이팅하라면 그렇게 하겠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뛰겠다". 지난 1999년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홍성흔은 "올 시즌 전부터 개인 목표는 없었다. 김경문 감독님을 비롯해 구단에서 배려를 잘 해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로이스터 감독님이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시킬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욕심보다 롯데가 우승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맨'의 이미지가 강한 홍성흔은 자신도 롯데 이적에 대해 상상하지 못했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언론도 그렇겠지만 나도 롯데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구 단장님을 비롯한 프런트가 선수와 구단 사이가 아닌 식구 같은 분위기로 맞이해 '이 곳에서는 내 몸을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7월 폭행 사건에 연루돼 그라운드를 떠난 정수근(30)에 대한 물음에 "정수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조심스럽다. 수근이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다. 나는 수근이와 함께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여전하다. 다시 돌아와서 야구한다면 못된 버릇 고칠수 있도록 내가 많이 혼내주겠다. 팬 여러분들도 다시 한 번 용서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그의 이적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낸 두산 팬들을 위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프로야구에 홍성흔이 존재할 수 있는 건 두산 감독님과 프런트, 선수 그리고 팬들 덕분이다. 내가 등을 지고 나왔지만 롯데에서 열심히 하면 많은 팬들이 인정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 열정 만큼 둘째 가라면 서러운 롯데 팬들을 위해 "사직 노래방에서 리듬에 맞춰 팬 여러분들과 한 몸이 돼 롯데가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