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인터뷰]최원호 "올해 실패를 거울로 삼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12.03 07: 50

"굉장히 열심히 하는 동시에 질문이 많은 선수였다." 다카하시 미치다케 LG 트윈스 신임 1군 투수코치는 한 베테랑 투수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주인공은 바로 프로 13년차 우완 최원호(35)다. 지난 11월 25일까지 한 달여 간 경남 진주 연암공대서 마무리 훈련을 치렀던 최원호는 마무리 훈련 종료 후에도 자발적으로 잠실구장을 찾아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다들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돋보였다"라며 LG 선수들의 훈련 자세를 칭찬한 다카하시 코치는 최원호에 대해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줄 아는 노련한 투수다. 다만 직구 구위가 떨어지는 감이 있어 1루에서 3루까지 전력 투구를 주문했다"라며 직구 구위의 아쉬움을 밝혔다. 2일 잠실구장서 만난 최원호의 표정은 밝았다. 시즌 초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한 뒤 시즌 중에도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1승 5패 평균 자책점 5.90에 그쳤던 그였으나 비시즌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했다. 1~3루 거리 전력 투구 훈련에 대해 묻자 최원호는 "예전에도 가끔 했던 훈련이었다. 중요한 것은 필요성의 차이일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다카하시 코치는 프로야구가 훨씬 전에 도입된 일본서 잔뼈가 굵은 지도자다. 훈련 방식의 차이보다는 다른 지도자에게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울 수 있었기에 느낌도 좋았다. 앞으로 내가 배운 것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원호는 훈련 중 질문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한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시즌 10승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임에도 질문이 많은 이유가 더욱 궁금했다. "사실 마무리 훈련이나 스프링캠프, 그리고 시즌 때는 트레이닝 방법이 제각기 다르다. 또한 불펜 피칭 시에도 투구 매커니즘을 지시하는 방법이 인스트럭터마다 제각기 달랐다. 개인 차와 시기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때는 어떤 것이 가장 알맞은 지'에 대해 가장 많이 묻게 된다. 똑같은 야구라 하더라도 사람마다 시각의 차이가 있지 않은가" 최원호는 지난 5월 선발 등판을 앞두고 러닝 도중 허벅지 근육통을 호소, 햄스트링 파열 진단을 받고 갑작스럽게 2군으로 떨어진 바 있다. 이후 2군서 재활에 힘썼던 최원호는 지난 9월 14일 히어로즈전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첫 승을 뒤늦게 신고했으나 그동안 보였던 부진한 모습을 만회하기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시즌 전부터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아 어려운 해였다"라며 올 시즌을 되돌아 본 그는 "자기 관리를 소홀히 했기에 부상이 있었을 것이다. 코치님이나 트레이너와의 의사 소통이 제대로 안된 데도 이유가 있겠지만"이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지난 겨울부터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는데 무리하게 페이스를 올리려다가 탈이 나고, 성적도 안 좋았던 것 같다. 욕심이 앞서 시즌을 그르치고 말았는데 올 시즌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힘든 마무리 훈련을 끝내고 꿀맛 같은 휴식기가 주어졌음에도 '명예 회복'을 노리는 그의 눈빛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짧은 방학 기간을 맞이했으나 '탐구 생활'을 펼치며 구슬땀을 흘린 최원호. 그의 땀방울이 다음 시즌 값진 열매로 돌아올 수 있을 지 여부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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