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이 병역기피로 물의를 빚은 백차승(28.샌디에이고)을 1차 엔트리에 포함시켜 팬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백차승을 선발한 이유에 대해 "대승적 차원에서 국가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대표팀에 마땅한 오른손 선발투수가 없다고 생각한 김인식 감독이 백차승의 메이저리그 경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전력강화에 앞서 왜 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선 백차승 발탁은 김인식 감독이 WBC 사령탑에 내정되면서 밝힌 이번 대표팀 정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감독은 선수선발의 대의명제를 제시하면서 '애국심'과 '국가관'을 부르짖었다. "국가가 있어야 야구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차승은 2005년 병역기피를 목적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무를 저버린 선수다. 김인식 감독이 백차승을 끝내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킨다면 그 때도 다른 선수들에게 '애국심'과 '국가관'을 주장할 수 있을까. 가치관은 순간의 이익에 따라 바뀌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백차승의 대표팀 합류는 또 다시 '병역'이라는 뇌관을 건드리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병역'만큼 예민한 이슈도 없다. 백차승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국내에선 '병역기피자'란 꼬리표가 등장할 것이고 네티즌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펼쳐질 것이다. 이런 소모적 논쟁은 백차승 자신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백차승은 아직까지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단 한 번도 솔직하게 사죄를 한 적이 없다. 김인식 감독이 진정으로 백차승을 필요로 한다면 최소한 선수 스스로 '고해성사'의 절차는 거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김인식 감독이 그처럼 강조한 '국가'에 대한 예의다. 국민의 신성한 의무를 기피한 사람은 봉사할 기회도 박탈당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