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이 방심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승 일로 속에서도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은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모비스는 3일 안양 실내 체육관서 벌어진 KT&G와의 경기서 98-91로 승리하며 10승 4패로 이날 경기가 없던 원주 동부(9승 4패)를 제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주전 가드 양동근(27)이 상무에 입대한 지난 시즌 9위에 그쳤던 모비스는 올 시즌서는 거침없이 질주 중이다. 그러나 유 감독은 차분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유 감독은 "2,3쿼터서 원하는 대로 경기가 잘 흘러간 것이 승인인 것 같다. KT&G가 활발한 속공을 펼치는 팀이라 리바운드 후 첫 패스를 늦추는 데 주력하라고 지시한 게 맞아 떨어진 듯 하다"라며 경기를 자평했다. 올 시즌 모비스는 44.17%의 3점슛 성공률을 자랑하며 굉장히 정확한 외곽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비결을 묻자 유 감독은 "비시즌 동안 선수들이 슈팅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그에 따라 선수들의 자신감 또한 크게 올라간 것 같다"라며 '연습'에 따른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피딩 능력을 갖춘 빅맨 함지훈(24)에 대해 유 감독은 "안에서 밖으로 빼주는 패스가 좋은 친구다. 시즌 전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 자리를 놓고 연습 시켰는데 슈팅력을 기반 삼아야 하는 3번 자리는 다소 부담이 큰 듯했다. 2,3쿼터서만 잘 해줘도 만족이다"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올 시즌 첫 단독 선두에 오른 데 대해 유 감독은 "아직 40경기가 남은 상태다. 젊은 선수들이 지금 성적에 방심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며 방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패장' 이상범 KT&G 감독대행은 "더블 팀 및 강압 수비책을 좀 더 일찍 꺼냈어야 하는 데 아쉽다. 이러한 경기도 있음을 배운 하루였다"라며 자신의 전략을 먼저 책망한 뒤 "종료 3분 전 쯤 경기를 포기하고자 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뛰겠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 1승을 거두는 것도 중요했겠지만 난 그보다 10승, 20승을 더 할 수 있는 선수들의 의지를 보게 되어 더욱 기쁘다"라며 선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