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방송이 스페셜하지 않은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방송 프로그램에 ‘스페셜’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세 가지 뜻으로 분류되는 듯하다. 정말로 ‘스페셜’ 하거나, ‘스페셜’을 가장한 재방송이거나 또는 ‘스페셜’을 가장한 첫 방송 전 ‘드라마 맛 보기’의 경우다. 스페셜을 가장한 재방송 퍼레이드는 주말이 되면 더욱 활기가 넘친다. 그렇다면 재방송이 아닌 스페셜 방송은 정말 없는 것일까? 방송 3사의 주말 편성표를 살펴보면 가히 스페셜 천국이다. MBC의 경우 토요일 오전에는 ‘무한도전 스페셜’을, 오후에는 ‘황금어장 스페셜’을 방송한다. 일요일에는 ‘TV 특종 스페셜’을 비롯해 심야 시간에는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스페셜’도 편성에 포함시켰다. SBS는 일요일 ‘놀라운 대회 스타킹 스페셜’과 ‘드라마 스페셜’을 방송 중이고, KBS 2TV는 토요일 ‘무한지대 스페셜’ ‘해피투게더 스페셜’을 편성했다. 여기에 방송 3사 월화, 수목 드라마인 ‘에덴의 동쪽’ ‘종합병원2’ ‘떼루아’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를 포함해 주말연속극, 심지어는 일일연속극까지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주말 편성에 끼워 넣으면서 주말에는 재방송이 아닌 프로그램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아무리 방송 제작 환경이 힘들어지고 재정적인 문제로 인한 프로그램 제작 편수를 줄이고 있다고 하지만 쏟아지는 재방송들로 시청자들은 이미 프로그램의 다양한 선택권조차 잃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청자는 프로그램 게시판을 통해 “이미 시청자들은 스페셜 방송이 전혀 스페셜하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 제작 환경 역시 침체기에 빠져 있다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방송 관계자들이 함께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길 바란다. 이런 식의 방송 편성 시스템은 방송 전체적인 퇴보를 낳을 뿐이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처럼 방송사들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스페셜들이 진정으로 시청자들을 위한 스페셜 방송인지, 아니면 방송사의 시청률과 광고 수익을 위한 스페셜 방송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반성해야 할 때이다. ricky337@osen.co.kr 주말에 재방송되는 '스타킹'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