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빚어진 아시안컵 음주 파문을 극복한 '거미손' 이운재(35, 수원)가 사상 최고령이자 골키퍼로서는 최초의 MVP 수상에 도전한다. 올 시즌 프로축구를 결산하는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시상식이 오는 9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수원의 우승으로 올 시즌 K리그가 마감된 8일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올 시즌 최고 선수 후보에는 이운재(수원) 데얀(서울) 박동혁(울산) 이근호(대구) 정성훈(부산)이 이름을 올렸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서 선방쇼를 펼치며 무승부의 주역이 된 이운재는 생애 첫 번째 MVP를 노리고 있다. 특히 이운재는 골키퍼로서는 사상 첫 MVP와 함께 최고령 수상도 노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원의 정규리그 1위 달성에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운재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 포함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허용했다. 수원 수비진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노송'처럼 문을 철저히 지킨 것. 이운재의 실점률은 경기당 채 1골이 되지 않는 0.92골이다. 컵대회서는 11경기서 불과 3실점, 시즌 전체 기록은 39경기 출전에 29실점으로 평균 실점률은 0.67골로 내려간다. 컵대회 4강전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서 승부차기를 3개나 막아내며 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한 이운재는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으로 수원의 올 시즌 '더블'을 이끌었다. 이운재는 지난 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챔프전 1차전서도 수 차례 위기를 맞았지만 빠른 판단으로 1실점 밖에 기록하지 않으며 수원이 무승부를 기록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또 2차전서 이운재는 서울의 이청용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지만 이후 파상 공세를 펼친 서울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국내 골키퍼로 유일하게 센추리 클럽에 가입한 이운재는 올 시즌 시작 전 팀과 3년 재계약을 하며 연봉 삭감을 받아 들였다. 지난해 7월 열린 AFC 아시안컵에서 음주파동으로 1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 당하는 어려움을 겪은 이운재는 수원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와 함께 훈련을 위해 계약에 대해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 이운재는 우승을 차지한 뒤 이운재는 "올 시즌이 나에게는 속죄의 기간이었다"고 했다. 이운재는 "올 시즌 내 잘못으로 구단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반드시 이 보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나 스스로에게 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어느 정도 지킨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운동 신경이 다 끝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 프로축구 MVP도 꼭 받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편 이운재는 최고령 MVP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까지 최고령 MVP 기록은 2003년 33세의 김도훈(성남 코치)가 달성했다. 당시 김도훈은 팀 우승과 함께 득점왕에 오르며 MVP에 올랐다. 역대 최연소 기록은 1998년 고종수(당시 수원)의 20세. 이운재는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국가대표로서 모든 영광을 차지한 이운재에게 K리그 MVP가 웃음짓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