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상습 인터넷 도박을 벌인 프로야구 선수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7일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16명을 발표했다. 검찰이 인원을 공식발표했다는 사실은 이들로부터 혐의점을 잡았다는 것으로 입건대상을 의미한다. 삼성 라이온즈 13명,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이다.
왜 삼성 소속 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할까. 온 국민에게 노출돼 있는 인터넷 도박에 유독 삼성 선수들이 집중적으로 중독돼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삼성의 엄격한 구단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성은 국내 최고 명문구단임을 자부한다. 유난히 기업 이미지에 흠집이 생기는 것을 경계한다. 특히 도덕성에 타격을 입는 것은 최고의 수치로 여긴다.
이 때문에 삼성은 오래 전부터 선수들의 '품위 관리'를 유달리 강조했다.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잡음도 용납하지 않았다. 간혹 사생활 문제로 사고가 발생하면 구단 차원에서 재빨리 수습을 끝낸다. 구단의 민첩한 처리로 일반에 알려지지 않고 무마되지만 내부적인 처벌은 어느 구단보다 가혹하다. 선수생명을 끊어버린 경우도 있다.
여러 해전 유망한 한 선수가 해외전지훈련 중 아울렛에서 물건을 훔치다 점원에게 발각돼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삼성은 국내에 돌아온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선수의 유니폼을 벗겼다.
제 아무리 유능한 선수라도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거나 도덕적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면 삼성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 같은 사실은 삼성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삼성 선수들은 홈경기 뒤나 원정 때 바깥출입을 자제한다. 끼리끼리 모여 갖는 술자리도 다른 팀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개인적인 모임도 매우 조심스럽다. 혹시나 있을 지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삼성 선수들의 '음성적 여가활동'은 늘 주의대상이 돼 왔다. 2년 전 한 바탕 소용돌이를 일으켰던 '바다이야기'때도 삼성 선수들 이름이 여럿 오르내렸다. 다른 팀 선수들에 비해 자유스런 활동이 제약받다 보니 음성적인 방법으로 나타날 위험이 높은 것이다.
삼성은 이번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왜 삼성선수들이 이런 일에 많이 개입돼 있는 지 깊은 성찰과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의 사진은 도박사건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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