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보고싶습니다’, 1월 4일까지 대학로 열림홀 객석 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쫒고 쫒기는 아슬아슬함이 연극의 시작을 알렸다. 깨지고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에 관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1970년대 달동네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친근함에 안도하며 무대로 시선을 옮겼다. 한 편의 흑백영화를 보듯, 자연스런 극의 흐름은 감탄스럽다. 과연 이것이 소극장 연극의 신파극인가? 매끄럽게 이어지는 극의 전개와 소극장의 저렴한 효과들은 연출가 정세혁 다운 무대로 꾸며졌다. 연극은 눈먼 지순과 건달 독희의 사랑이야기를 다뤘다. 70년대 시골 달동네를 배경으로 눈먼 지순과 건달 독희의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이야기로 뭉클하다. ‘보고싶습니다’의 오랜 공연이 한물간 70년대 신파극으로 취급받지 않는 데는 극의 소재에서 찾을 수 있는 소박함과 순수함의 역할이 크다. 관객의 눈물만 쏟아내는 것이 아닌, 관객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순수함과 그들의 소박함이 도드라진다. 전봇대 밑에 연탄재가 수북이 쌓여 있는 70년대 달동네 풍경과 우습잖은 양아치들의 등장, 지순상회에서 파는 박카스와 요구르트, 막걸리 등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단출하고 순박하게 다가온다. 연출은 구질구질한 무대 소품으론 만족 하지 못하고 조명까지 욕심을 부려 70년대 뒷골목을 그려냈다. 암전을 활용해 어둠 속에 공포를 부각 시키고 건달들의 칼부림이나 살인 등은 어둠으로 적당히 가리되 붉은 불빛으로 소름끼치는 공포를 연출했다. 반면 지순과 독희가 사랑을 키워가는 장면에서는 노란색 조명으로 한층 따뜻하고 행복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꽉 찬 드라마로 여운을 느낄 틈 없이 타이트하게 무대가 전개된다. 독희가 죽고 지순이 마지막으로 남기는 “오빠야, 보고 싶어예”라는 이 대사 한마디에 관객들의 눈물샘은 다시 한번 솟구친다. 역시, 앙코르 신파극답다. 연극 ‘보고싶습니다’ 공연.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