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만 해도 이런 결과는 상상할 수 없었다. 비난 속에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운재(35)에게 2008 한국프로축구 최우수선수상(MVP)의 영예가 돌아갔다. 이운재는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열린 '2008 삼성 하우젠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 및 베스트 일레븐의 골키퍼 수상자로 호명됐다. 이운재는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믿을 수 없다. 일년동안 마음이 많이 아팠다. 잘못을 많이 반성했다고 판단하셨기에 주셨다고 생각하겠다. 오늘 이 영광을 절대 잊지 않겠다. 앞으로도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이운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운재의 MVP 수상은 골키퍼 역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는 일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견되던 결과이기도 했다. 이운재는 이날 93표 중 72표를 받았다. 최후의 보루로 철저하게 골문을 지킨 이운재는 수원 삼성이 치른 40경기 중 39경기에 선발 출전해 29골만을 허용했다. 경기당 0.74점에 불과한 실점은 1996년 프로에 데뷔한 이운재가 기록한 최저 실점이다. 이운재가 펄펄 날았기에 수원 삼성의 정규리그, 컵대회 2연패도 가능했다. 이런 이운재에게 MVP가 주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노릇이다. 여기에 이운재는 최고령 MVP 수상자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지금까지 최고령 MVP는 지난 2003년의 김도훈(당시 33세) 현 성남 코치였으나 이운재가 35세로 경신하게 됐다. 한편 이날 수상으로 이운재는 지난해 아시안컵 기간 음주파문으로 실추됐던 명예 회복에 성공하게 됐다. 당시 이동국, 김상식, 우성용 등과 함께 1년간 대표팀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선수생활에 큰 위기를 맞았던 이운재는 묵묵히 봉사활동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쳤을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의 성실한 플레이로 자신의 입지를 회복하게 됐다. stylelomo@osen.co.kr 김영민 기자ajyoung@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