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46)가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 였냐는 질문에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심장이 있었던 어린 시절이었다고 밝혔다. 조수미는 1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첫사랑과 징크스 등을 털어놨다. 어린 시절 셋방살이를 하는 어려운 가정 환경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가르쳐준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실기 최고 점수로 서울대 입학한 조수미는 대학 생활을 하던 중 지금도 가끔씩 떠올리는 'K군'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사랑에 빠졌다. 사랑 때문에 성악마저 포기하려고 했다. 그녀는 "그의 옆모습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첫눈에 사랑을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심장이 멎는 기분이 무엇인지 알았다. 너무 그가 마음에 들어서 먼저 다가갔다. 그런데 깜짝 놀라더니 '나 여자친구 있다'고 하더라. 그의 말에 나는 '그래서요?'라고 당돌하게 다시 대시했다"고 전했다. 'K군'과 사랑에 빠진 조수미는 수석으로 들어갔던 학교에서 낙제를 받아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부모님이 "너 재능이 아깝지 않니?"라고 말할때도 "난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고 할 정도로 열렬히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두고 볼 수 없었던 부모님은 조수미에게 유학을 가라고 했고 그렇게 그녀는 떠밀려 유학을 가게 됐다. 조수미는 "떠밀려 유학을 간건데 그에게 연락이 없어서 내가 해 봤더니 이젠 연락하지 말라고, 우린 끝난 거라고 말하더라. 그 말을 듣고 그길로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했다. 그 순간 부모님이 '네가 왜 그곳에 갔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시더라. 정말 그 순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고 공부만 할거라고 말이다. 당시 정말 힘들었지만 그제야 뭔가 알 것 같고 내가 왜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이 먼 곳에 와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사람 덕에 5년간 한국에 안 들어오고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녀의 사랑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녀의 마음 속에서 사랑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조수미는 "아직도 그 사람을 생각한다. 나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 였냐고 물으면 멋진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을 하고 그랬던 순간도 있지만 멋지게 그 아이랑 사랑을 할 수 있던 그 시간이다. 그런 순간이 있었다는 게 감사하다. 그분이 가끔 내 공연에 온다. 한 번도 대기실에 온 적은 없지만 무대 위에서 그 분을 본 적이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조수미는 작은 무대이건 큰 무대이건 무척 긴장을 하고 긴장을 풀기 위해 빨래를 한다고 밝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happy@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