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26. SK)와 최기문(35. 롯데)이 성공한 케이스다." 한영준 두산 베어스 2군 수비 코치가 옛 기억을 떠올리며 1루 악송구를 저지르던 선수들에 대한 특별한 지도 방침을 밝혔다. 롯데서의 현역 시절(1985년~1996년) 작은 체구에도 날렵하고 재치있는 수비로 야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한 코치는 11일 잠실구장서 악송구를 저지르는 선수에 대한 추억을 꺼내 들었다. 롯데, 고려대서도 선수들을 지도했던 한 코치는 유망주들의 수비에 대해 이야기하다 "내야수들이 외야수로 전향하기는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지만 외야수로 야구를 시작했던 선수들이 내야로 전향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가장 난관은 송구에 있을 것"이라며 부산고-고려대서 지도했던 정근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한 코치는 "정근우가 포구까지는 잘했는데 이상하게 1루 송구 때는 1루 덕아웃이나 관중석 쪽으로 공이 날아갔다. 이른바 '염종석(35. 전 롯데) 과'라고 볼 수 있겠다"라고 털어 놓았다. 최근 은퇴를 선택한 염종석 또한 포구 후 1루에 송구하면 공이 위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 이후에는 땅볼성 타구를 잡고 밑으로 던지는 1루 송구를 택했다. 메이저리그서는 90년대 후반 2루수로 맹활약했던 척 노블락(전 미네소타)이 그와 같은 모습을 보이며 '스티브 블레스 증후군' 판정을 받기도 했다. "공을 잡고 나서 '꼭 아웃 시키겠다'는 강박 관념이 그러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유격수로 뛰다가 외야 및 1루로 이동한 김주찬(27. 롯데) 또한 비슷한 경우"라고 이야기 한 한 코치는 "당시 조두복 부산고 감독이나 이종도 고려대 감독에게 '이 친구는 못했다고 다그치기 보다는 부담감을 줄여줘야 합니다'라고 부탁했다. 처음에는 자진해 외야로 가겠다고 이야기하던 정근우도 부담감을 줄여주자 점차 안정된 1루 송구를 보여주며 내야수로 정착해 나갔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한 코치는 롯데 코치 시절을 떠올리며 "1998년 최기문을 OB(현 두산)에서 처음 받았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당시 최기문을 이적해 올 때 OB 배터리 코치이던 김경문 감독께서 '2루 송구가 중견수 쪽으로 향한다'라고 알려 준 바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문연 배터리 코치와 같이 의논하면서 최기문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연습을 계속 시켰다"라며 말을 이어간 한 코치는 "처음에는 계속 2루 송구가 중견수 쪽으로 날아갔다. 그러나 계속 연습을 시키면서 '위로 날아가도 괜찮으니 맘껏 던져라'라고 지도하다 보니 점차 나아지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최기문은 프로 초기 송구 문제로 인해 외야 전향도 심각하게 고려한 바 있었으나 롯데 이적 후 강민호(23)가 대두하기 전까지 주전 포수 자리를 지켰다. 한 코치는 "선수들은 일찍부터 지도자들에게 야단을 맞기 일쑤다. 그러나 마음 속에 자라난 강박관념으로 비롯된 실수는 엄하게 다그치기보다 인내심을 갖고 부드럽게 달래면서 지도해야 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라며 이야기를 마쳤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