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허정무와 언론, '역시 성적이 좋아야!'
OSEN 기자
발행 2008.12.11 15: 26

같은 장소이지만 다른 분위기였다. 역시 성적이 좋고 봐야 하는 모양이다. "제 축구 인생을 걸겠습니다"(2007년 12월 7일). "황태자는 제가 아닌 매스컴에서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2008년 12월 11일). 허정무(53) 국가대표팀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허정무 감독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가진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담스러운 모습보다는 여유로움을 드러내며 성과와 과제를 제시했다. 불과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언론의 서슬 퍼런 질문에 긴장하며 "제 축구 인생을 걸겠습니다"고 말했던 인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았다. 마치 위나라 정벌에 나서 출사표를 던지는 제갈량처럼 절박했던 허정무 감독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세대교체의 성과와 2002 한일 월드컵의 추억에 대한 종언을 요구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민감하다면 민감할 수도 있는 대표팀의 1월 조기 소집에 대해서도 허정무 감독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듯 여유롭게 가능성을 타진했다. 언론 또한 규정과 다른 허정무 감독의 소집 계획에 질책보다는 그 시기와 방법을 확인하는 데 그치는 모습이었다. 물론 날선 질문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허정무 감독 특유의 선수 기용, 이른바 '황태자론'은 허정무 감독에게 충분히 당혹스러운 질문이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대응은 유연했다. 허정무 감독은 "황태자는 제가 아닌 매스컴에서 만든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되물은 뒤 "선수 기용에 고집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잘못됐을 경우는 바로 인정하고 고쳤다. 앞으로도 좋은 점이 있다면 받아들이겠다"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허정무 감독이 여유를 되찾은 이유는 역시 최근의 호성적.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2승 1무로 B조 선두를 달리면서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 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런 모습에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질문을 끊지 못했다"며 "역시 성적은 좋고 봐야 한다"며 1년 만에 달라진 모습에 미소를 머금었다. stylelomo@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