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를 보면 팀 색깔이 보인다
OSEN 기자
발행 2008.12.12 08: 01

[OSEN=김대호 객원기자] 각 포지션별 최고선수에게 주는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수상자 명단을 보면 각 팀의 색깔이 드러나는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11일 치러진 2008 골든글러브 10개 부문 시상식에서 롯데가 절반인 5개를 쓸어가 최다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두산이 3개, SK와 한화가 각각 1개를 가져갔다. 반면 삼성 KIA 히어로즈 LG 등 4개 팀은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내세우지 못했다. 특히 올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SK에 김광현 한 명밖에 없다는 점과 8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오른 롯데에 무려 5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은 매우 이채롭다. SK와 롯데는 정규시즌부터 상이한 팀 색체로 비교대상이 돼 왔다. SK는 이른바 김성근식 '집단야구'로 마치 기계가 움직이는 것 같은 빈틈없는 야구를 보였다. 이 때문에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며 최강의 위용을 뽐냈지만 특출한 스타플레이어 탄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와 반대로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한 뒤 미국식 야구를 접목시켜 화려한 공격야구를 펼쳤다. 때론 잦은 실책과 강공 일변도의 공격으로 부산 팬들의 탄식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로이스터식 야구에 여러 명의 새로운 스타가 태어났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SK가 지난 해 포수부문 박경완에 이어 2년 연속 한 명의 수상자를 내는데 그친 것은 팀 색깔과 무관치 않다. 지난 해 3루수 부문에서 이대호 한 명을 배출했던 롯데는 두산에서 이적한 홍성흔과 외국인 가르시아를 빼더라도 강민호 조성환 박기혁 등 그 동안 무명에 가깝던 선수들이 대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는 롯데가 구사한 공격적인 야구의 힘이 절대적이다. 1995년 이후 13년 만에 한 명의 수상자도 올리지 못한 삼성 역시 투수형 팀, 수비형 팀으로 색깔이 바뀌면서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결과다. KIA 히어로즈 LG 등 하위권 3개 팀은 부진한 성적이 주된 원인이지만 분명한 팀 색깔이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으로 꼽힌다. 결국 골든글러브에서 많은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선 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앞서 공격적인 팀컬러, 화려한 플레이, 확실한 맨파워(스타플레이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올해 시상식에서도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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