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간판타자 김동주(32)가 헐값에 일본프로야구로의 진출이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여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일본 은 13일 지난 1998년 OB(두산 전신) 유니폼을 입고 11시즌을 한국프로야구에서 뛰었고 국가대표 4번타자를 지냈던 김동주가 지바 롯데 마린스 입단에 합의한 상태이며 세부사항 조율 후 빠르면 다음주 초에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바 롯데는 이미 지난 11일 일본야구기구(NPB)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분조회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지난 2004년 임창용(32, 야쿠르트 스월로스)이 신분조회를 받고도 계약에 이르지 못한 사례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김동주의 일본행은 사실상 확실시되고 있다. 김동주는 곧 일본 진출에 성공한 11번째 선수이자 타자로는 이종범, 이승엽, 이병규에 이은 4번째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김동주의 몸값이 알려지면서 야구관계자와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 의하면 김동주는 세부적인 조건 조율을 남겨놓은 상태지만 지바 롯데가 풀 수 있는 금액은 3000만 엔(약 4억 50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치솟은 환율 덕을 본 것으로 이는 일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최하급이다. 일본인 선수로도 괜찮은 2~3년차 신인급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김동주가 올해 두산에서 받은 최대 9억 원(연봉 7억 원, 2억 원)에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4년 보장에 총액 62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받기도 했던 김동주라는 점에서 그의 일본 진출에 대한 바람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하지만 '김동주의 헐값 일본행'이 알려지자 과연 일본야구가 한국프로야구 간판타자라는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진출할 꿈의 무대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극마크를 단 4번타자로 활약했던 상징적인 타자가 나이와 경력이 무시된 몸값을 스스로 받아들인 아쉬움도 뒤섞여 있다. 김동주는 지난 11일 열린 200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일본만 간다면 금액은 물론 팀이나 포지션도 상관없다"고 말해 일본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11월 올해 연봉을 대폭 넘어선 몸값을 요구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스스로 깎은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한 10명의 선수 중 가장 박수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 진출한 선수 중 가장 낮은 몸값은 야쿠르트로 진출한 임창용이었다. 지난해 30만 달러에 계약해 3000만 엔이 조금 넘는 연봉이었다. 그러나 임창용은 지난 2005년 오른 팔꿈치 수술 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소속팀이었던 삼성에서도 완전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 붙박이 4번타자로 주축을 이루고 있는 김동주의 상황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해태 선동렬로 시작된 1990년대에는 임대 혹은 완전 이적으로 몸값이 10억 엔대에 이르기도 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지닌 이승엽(32, 요미우리) 이병규(34, 주니치)도 1억 엔대 이상의 연봉을 챙겼다. 얼마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이혜천도 2년간 최대 400만 달러(약 55억 원)에 계약했다. 지바 롯데가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김동주에게 한국 간판타자에 대한 예우를 해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대신 임창용처럼 다양한 옵션을 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3000만 엔 전후'라는 일본 현지 언론의 몸값 보도가 나온 이상, 김동주로서는 '한국 간판타자에 대한 자존심을 스스로 버린 것, 해외진출을 위해 자존심까지 버린 대단한 의지'라는 상반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letmeout@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