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도 떠나는' 두산, 공백은 어떻게 막나
OSEN 기자
발행 2008.12.13 13: 07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두산 베어스가 주포 김동주(32)의 지바 롯데 이적이 확실시 되면서 커다란 위기에 빠졌다. 13일 자 은 "지바 롯데가 12일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한국대표팀의 주포로 프리에이전트(FA) 취득 권리를 가진 김동주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바 롯데는 이미 3루에 주전 이마에 도시아키(25)를 보유하고 있으나 김동주가 지난 11일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겠다"라고 밝힌 만큼 김동주 영입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김동주의 이적이 확실시 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팀은 소속팀 두산이다. 이미 두산은 지난 2006년 김동주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아시아 예선 대만 전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두 점 베어스'라는 오명 속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3루 수비에 관한 대체자는 두산에도 구비되어 있다. 오재원(23), 김재호(23)에 최근 팀에 가세한 이원석(22)이 3루를 소화할 수 있다. 오재원은 수비 중심이 높은 편이고 송구 능력이 탁월하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정면 바운드 처리 및 포구 능력을 갖추고 있다. 김재호는 역모션 없이 바로 송구로 이어지는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원석의 3루 수비 또한 나쁘다고 보기 힘들다. 덩치에 맞지 않는 유연성과 순발력을 지닌 김동주가 떠나도 3루 수비에 관한 염려는 줄어든다. 문제는 타선의 무게감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데에 있다. 두산이 지난해 말 김동주에게 4년 62억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11시즌 통산 3할1푼 214홈런 833타점을 기록한 김동주는 단순히 타율, 홈런, 타점이라는 1차원 적인 스탯으로 보기 어려운 '우산 효과'를 지닌 타자였다. 탁월한 선구안과 타구 방향이 편중되지 않았던 '스프레이 히터'였기에 홈런이 많은 4번 타자가 아닌 생산적인 중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김동주는 프로 데뷔 초기 심정수(33. 삼성), 타이론 우즈(39. 전 주니치)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했기에 볼을 골라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으나 양 옆의 방화벽이 허물어지면서 점점 선구안과 밀어치는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2시즌 이후 김동주의 사사구/삼진 비율은 1을 훌쩍 넘었고(505사사구/345삼진, 1.46) 홈런 갯수가 감소한 대신 타구 방향은 부챗살 모양으로 퍼졌다. 올시즌 김동주의 타구 분포는 좌측 33%, 중앙 25%, 우측 32%로 고르게 뻗어 나갔다. 김동주는 혼자 해결한 타자가 아니라 후속 타자 홍성흔(31. 롯데), 안경현(38. SK), 최준석(25) 등에게도 찬스를 남겨 두던 '생산적 4번'이었던 동시에 '커다란 우산'이었다. 김동주가 떠나면 두산 내에서 그의 자리를 메울 수 있는 타자는 없다. 올시즌 무릎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2할2푼5리 6홈런 23타점으로 고전했던 최준석은 지난 시즌 2할4푼4리 16홈런 75타점을 기록했다. 최준석은 지난해 홈런 평균 비거리 125m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파괴력을 자랑했으나 정확성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성렬(24), 유재웅(29)이 김동주의 공백을 100% 이상 메울 가능성 또한 크지 않다. 외국인 타자가 김동주를 대신 할 가능성도 믿을 수 없다. 한 야구 관계자는 "여러 외국인 타자를 보면서 느낀 것은 기량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지켜 본 선수들의 기량은 종이 한 장 차이지만 스트라이크 존 적응이나 선수단 융화도가 차지하는 부분이 어마어마하게 커진다"라고 이야기했다. 타 구단의 외국인 선수를 재활용하던 대표적인 구단 두산이 새 외국인 선수를 난생 처음 보는 타자로 데려 올 가능성은 더욱 희박하다. 11시즌 동안 김동주가 베어스에서 발한 빛 만큼 그가 남긴 그림자는 더욱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김동주의 이탈이 점점 확실해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게 된 김경문 감독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을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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