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TV 드라마가 강추위에 떨고 있다. 만성적자에 따른 제작비 압박을 받는 동시에 시청률까지 뚝 떨어져 안팎으로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드라마 왕국'의 영화는 이제 옛 일로 흘러가는 것일까. 13일 저녁 드라마 시청률은 그나마 더 떨어졌다. 빙상의 요정 김연아가 출전한 SBS '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 때문이다. TNS코리아 조사 결과 '그랑프리 파이널' 중계는 전국 시청률 24.9%를 기록, 전체 TV 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유일하게 20%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피겨스케이팅 중계에 시청자의 관심이 쏠리면서 같은 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은 크게 하락했다. MBC '내 인생의 황금기'가 한 자릿수 시청률인 9.9%로 떨어진 데 이어 KBS 2TV '내사랑 금지옥엽'도 16.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여름 '엄마가 뿔났다'와 '조강지처클럽' 등이 40%를 육박하는 시청률로 고공비행을 계속했던 것에 비하면 날개없이 추락한 셈이다. 주말 드라마 편수가 줄어서 이 정도다. MBC는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그동안 부진을 면치못했던 심야의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를 얼마전 폐지했다. 그나마 SBS의 오후 10시5분 특별기획 '가문의 영광'은 19.5%를 기록해 체면을 차렸다. 한국 드라마의 위기는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비롯됐다. 예전에는 지상파 TV가 수익을 내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드라마들이 돈 잡아먹는 하마로 변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것이다. 현재 방송 3사는 제작비 초과의 주범으로 지나치게 높은 배우 출연료와 작가 집필료를 지목하고 있다. 드라마 1회당 제작비가 1억5천만원 정도인데 비해 한류스타급의 경우 회당 5천만원 출연료를 받으며 톱 클래스 작가도 2천만원 이상을 받는다. 배우 한 명과 작가 한 명에게 드라마 한 회 제작비의 절반 이상이 나가는 구조다. 당연히 제작사 입장에서는 주 조연급 출연자를 줄이고 세트를 간소화 하는 등 다른 부분에서 경비를 줄일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드라마의 질적 하락을 몰고 왔다. 이에 방송 3사와 드라마 제작사들은 뒤늦게 배우 출연료 상한선을 1천5백만원으로 정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이미 시청자들의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있는 상태다. 불 꺼진 온돌방 마냥 썰렁해진 주말극장 시청률이 언제쯤 과거의 영화를 회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mcgwire@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