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내리막 성적' 에 선수 기용도 고충
OSEN 기자
발행 2008.12.15 11: 35

최근 전주 KCC를 이끄는 허재(43) 감독의 표정에는 미소보다는 답답한 한숨이 주를 이룬다. 개막 전 우승후보라고 불리던 평가와는 달리 추락하고 있는 성적 때문이다. KCC는 최근 4경기에서 연패를 거듭하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로 내려앉았다.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비판도 적지 않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허재 감독이 KCC의 주축 선수로 키우고 있는 하승진(23, 221cm)이 있다. 하승진의 기용을 고집하다보니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않아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신인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하승진의 기록은 그리 나쁘지 않다. KCC가 치른 19경기에 모두 출전한 하승진은 평균 7.63점의 득점에 7.1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실망보다는 기대감이 맴도는 성적을 올렸다. 문제는 하승진의 기록이 KCC의 또 다른 대들보인 서장훈(34, 207cm)의 출전 시간을 갉아먹어서 이뤄졌다는 데 있다. 실제로 하승진이 경기당 18분 45초가량을 뛴 반면 서장훈은 24분 정도를 뛰는 데 그쳤다. 지난해 서장훈이 30분 이상 코트에서 활약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 변화의 폭을 쉽게 알 수 있다. 서장훈은 매 경기 12.1점을 기록하며 여전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얼마 전 KCC가 서장훈의 트레이드설로 몸살을 앓았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하승진이 KCC의 해결사로 거듭날 수 있다면 이런 논란의 무의미하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하승진에게는 아직 버거운 짐이다. 특히 자유투에 대한 불안감으로 승부처에서 기용할 수 없는 하승진에게 맡긴 지난 14일 모비스전에서 처참한 패배는 최근 KCC의 고민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상황은 분명하다. 허재 감독이 현재를 위해 미래를 희생할 것인지 아니면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것인 지다. 그러나 당장의 성적을 위해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희생하며 투자를 감행했던 KCC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흘러야 할지는 허재 감독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stylelomo@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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