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실험극장 초연 당시 최장기 공연과 최다 관객 동원의 신화를 남긴 연극 ‘신의 아그네스’가 무대에 올려졌다. 초연 당시 아그네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배우 윤석화(53)가 ‘닥터 리빙스턴’ 역으로 2년 만에 연극배우로서 행보를 재개하는 무대다. 게다가 지난해 학력 위조 파문 이후 윤석화가 선택한 첫 무대라는 데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초연 당시부터 ‘아그네스’ 역 보다 ‘닥터 리빙스턴’ 역할을 꿈꾸었던 윤석화의 오랜 바람이 25년 만에 이뤄졌다. 작품에 대한 이해와 애정에 있어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윤석화의 닥터 리빙스턴을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지난 6일부터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신의 아그네스’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는 원작의 특성상 연출가의 해석과 표현에 따라 매번 다른 색깔의 무대를 선보여온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영화 ‘고스트 맘마’ ‘하루’ ‘싸움’과 드라마 ‘연애시대’를 통해 탁월한 작품분석과 심리묘사를 선보인 바 있는 영화감독 한지승(42)이 처음으로 연극 연출을 맡아 연극계와 영화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수녀가 아기를 낳고, 아기가 죽은 채 휴지통에서 발견된’ 충격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믿음을 둘러싼 진지한 질문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인해 ‘현대인의 성서’ ‘여자들의 에쿠우스’라고도 불리는 작품이다. 주인공 아그네스와 그녀를 둘러싼 두 여인의 변화를 통해 ‘신의 아그네스’는 이 시대의 기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기적이란 신과의 관계가 아닌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암시한다. 한국연극 100주년을 맞은 2008년의 대미를 장식할 이번 공연에는 원장수녀 역에 한복희와 지영란, 아그네스 역에 전미도와 박혜정이 더블캐스팅 됐다. jin@osen.co.kr 연극 ‘신의 아그네스’.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