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된 이상 더 끌어서는 이로울 것이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가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후임 총재의 추대가 결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8개 구단 사장들은 16일 오전 신상우 KBO 총재가 사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마자 곧장 유영구(62) 명지학원 이사장을 차기 총재로 추대한다고 합의했다. 오는 18일 이사회 개최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지만 사실상 오는 2012년 3월까지 맡게 될 제 17대 KBO 총재는 유영구 이사장으로 결정이 나 있는 상태다. 8개 구단은 이미 유 이사장측과 사전에 어느 정도 교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추대가 공식화 된 후 유 이사장의 수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영철 SK 사장은 "일단 추대만 했다. 본인 의사는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박용오 전 총재 이후 역대 두 번째 비 정치권 KBO 총재의 탄생이 기정사실화 됐다. 이런 8개 구단의 빠른 결정 배경에는 사실상 구단들의 '자율권 확보' 의지가 담겨있다. 정치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기업인 혹은 야구인으로서의 바람과 우려가 동시에 나타난 결정이다. 구단을 운영하는데 있어 모기업에서 내려 온 사장들은 정치권으로부터의 '낙하산 인사' 혹은 '관선총재' 등장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모기업이 재벌그룹들인 만큼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현 정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해왔던 과거 답습의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사장단은 이미 지난 3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후임 인사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심없이 야구를 바라봐야 하고 향후 KBO를 끌고 나갈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헌신적으로 야구계에 기여해야 한다' 등의 후임 총재가 갖출 덕목을 제시했지만 사실상 '정치권 개입 반대'의사를 나타낸 말이었다. 이날도 하루나 이틀이 지난 후 차기 총재 추대를 결정하자는 의견이 나오긴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더 시끄럽기 전에 빨리 결과를 매듭짓자'는 의견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대세로 굳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정치권의 개입 우려가 기업인들인 사장단들에게는 크게 와닿았다. 한 야구관계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좀더 차기 총재에 대한 검증을 거쳐야 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해야 빠른 결론을 낼 수 있다'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급하게 이뤄진 후보 추대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신상우 총재의 공식적인 사퇴와 거의 동시에 이뤄진 차기 총재 추대 배경에는 '자율권 확보'를 위한 구단들의 단합된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letmeout@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