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이저리거가 아니다". KIA 거포 최희섭(29)이 탈 메이저리거를 선언했다. 지금까지 자신을 내세웠던 메이저리거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처음부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근 3개월 동안 순수한 한국리그 선수라는 자세로 몸과 마음을 낮추었고 많은 것을 바꾸었다고 밝혔다. 16일 광주 신양파크호텔에서 열린 구단 납회식에 참석한 최희섭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나의 모든 것을 오픈했다(버렸다). 그동안 내 스타일만을 고집해왔던 것 같다. 앞으로 메이저리거라는 자존심을 고집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두 잊고 새롭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희섭의 마음가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은 타격폼 변경. 미국 일시방문을 돌아온 최희섭은 현재 황병일 타격코치와 포항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특히 자존심을 버리고 타격폼 수정을 받아 들였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하체를 고정시킨 채 타격했으나 이제는 오른다리를 약간 들고 타격하는 자세로 바꾸었다. 최희섭은 "황병일 타격코치님의 조언을 아무 부담없이 받아들였다. 새로운 타격폼은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장성호 선배 처럼 다리를 많이 들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커다란 변화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빠른 볼에 대처하느라 발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하나 최희섭의 자랑거리는 체중감량. 3개월 동안 체력훈련과 등산에 열중해 현재 108kg까지 체중을 줄였다. 평소보다 12Kg 이상을 뺐다. 최희섭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지갑속에서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 시즌 도중 상반신을 벗고 물리치료를 받는 사진이었다. 한 눈에 봐도 '배둘레햄' 최희섭이었다. 그는 "내가 봐도 이건 돼지였다. 지금 내 허리는 34인치이다. 지금 입은 양복도 헐겁다. 솔직히 지난 2년 동안 몸이 엉망이었다. 너무 많이 먹었다. 몸이 이러니 부상이 올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 체중을 더 뺄 것이다"며 웃었다. 체중감량과 함께 배팅훈련에서도 달라진 감각을 느끼고 있다. 최희섭은 "내일(17일)부터는 프리배팅에 들어간다. 그동안 티배팅을 했는데 내가 봐도 스윙 스피드가 많이 빨라졌다. 아무래도 체중이 빠지니까 몸도 날렵해지고 스윙 속도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희섭은 "솔직히 한국에 돌아오면서 내 목표의식은 없었다. 내 꿈은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돌아올 때 고향 팀의 열번째 우승을 해준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롭게 마음을 바꾼만큼 나름대로의 목표를 갖고 뛸 것이다"며 달라진 최희섭을 약속했다. sunny@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