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인터뷰]박재홍, "성실한 주루플레이로 20도루 할 것"
OSEN 기자
발행 2008.12.17 07: 39

"괜찮아요. 팬들이 알아주시니 만족해요". '리틀쿠바' 박재홍(35, SK)은 의외로 활기에 넘쳤다.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외야수 부문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프로 13년차 베테랑의 여유를 고스란히 담은 목소리였다. 당시 박재홍은 골든글러브 시상식 직전 "화장을 했는데 어떠냐"고 물은 후 "8년만에 골든글러브 기회라 솔직히 타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00년 지금은 역사가 돼 버린 현대 유니폼을 입었던 시절 1996~1998년에 이어 4번째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것이 박재홍에게 있어 마지막 영예였다. 112경기를 뛰며 3할1푼8리의 시즌 타율(6위), 19홈런(공동 5위), 126안타, 72타점을 기록했다. 2위의 출루율(.420)과 3위의 장타율(.538)을 합한 OPS는 9할5푼8리에 달했다. 2년 연속 우승에 일조한 프리미엄도 있었다. 그럼에도 수상의 영광은 박재홍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16일 미국 하와이로의 우승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 박재홍에게 골든글러브의 충격은 남아 있지 않았다. "골든글러브 충격 같은 건 없다. 인터넷 댓글을 보니 팬들이 절 평가해주셔서 만족한다. 이제 다 잊고 내년을 대비하겠다". 박재홍은 집이 있는 송도 신도시의 한 공원에서 적게는 6km, 많게는 10km 이상을 뛰는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며 내년 1월에 있을 스프링캠프에 대비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님의 배려 덕분에 전경기에 가깝게 뛰었다"는 그는 팀의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각각 도움을 줬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 큰 힘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버팀목이 됐다고 자부한다"고 올해를 돌아봤다. 하지만 불만족스런 부분도 있었다. 그는 "배팅과 수비는 당연하고 특히 주루에서 좀더 적극적인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년 목표에 대해 "수치를 말하기보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과 주루플레이로 코칭스태프로부터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라는 믿음을 얻고 싶다.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화려한 주루플레이가 아닌 성실한 주루플레이를 말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 발 혹은 반 발을 앞서는 등 0.2초라도 더 빨리 더 적극적으로 뛰고 싶다. 적어도 20도루 이상은 하고 싶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거꾸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강조, '20홈런-20도루'를 목표로 삼았다. 그는 지난 1996년 신인으로 30개의 홈런과 36개의 도루를 기록 '30-30'클럽에 가입했다. 이를 포함해 통산 세 번의 30-30에 성공한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군림했다. 이후 그는 도루를 자제하며 도루수를 급격하게 줄였지만 홈런수는 지난 2004년 KIA시절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두자리수를 찍었다. 따라서 내년 시즌 20개의 도루만 성공시킨다면 20-20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통산 4번째 30-30까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그는 자기 스스로에게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내년 1월초에 있을 스프링캠프 때는 주로 러닝을 많이 할 생각이다. 올해 가장 미흡했던 부분이 러닝이기 때문이다. 우리팀의 훈련은 러닝보다는 기술에 좀더 안배하는 편"이라며 "모든 훈련을 다 소화한 뒤 따로 스케줄을 더 빼 개인 훈련으로 이를 보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그는 "내년에도 우승이 목표지만 다른 팀들도 전력보강을 많이 했다"며 "시즌 초반 변수가 많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만하지 않아야 한다"고 팀내 베테랑으로서의 각오도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며 또 다른 변신을 선언했다. "이제 매년 치열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다시 시작하겠다. 감독님의 말처럼 매 경기 절실하게 뛸 것이다. 생각을 바꾸고 역발상을 해야 나의 능력치도 올라간다". 내년 시즌 전성기 때의 각오로 나설 박재홍이 어떤 성적을 올릴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letmeout@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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