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강마에'스러운 영화 도전 '눈길'
OSEN 기자
발행 2008.12.17 11: 01

[OSEN=손남원의 영화산책]연기자 김명민은 TV 드라마에서 늘 최고였다. 무명이었던 그는 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 혼을 담은 연기로 톱스타 자리에 오르더니 이후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 등 출연작마다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스크린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이상할 정도로 영화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의학 스릴러 '리턴'이 그랬고 손예진과 호흡을 맞춘 '무방비 도시'도 기대에 못미쳤다. 그런 그가 영화 흥행에 다시 도전한다. 박진표 감독의 최신작 '내사랑 내곁에'를 통해서다. 때마침 MBC 수목극 '베토벤 바이러스'로 자신의 진가를 재확인 시킨 직후여서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하나, 다른 톱스타들이 쉽게 내리기 힘든 결정을 단 칼에 휘둘렀다는 사실이 김명민을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내사랑 내곁에'는 한류스타 권상우가 출연을 약속했다가 마지막에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발을 뺐던 작품이다. '투자가 불분명하다'는 게 권상우측의 주장이었지만 제작사 쪽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으로 맞섰다. '내사랑 내곁에'는 '너는 내운명'과 '그놈 목소리'로 연속 대박을 기록한 박진표 감독의 차기작이다. 배우라면 누구나 군침을 흘리는 주연 자리였지만 권상우의 약속 번복으로 때를 탔다. 톱스타가 선뜻 그 자리를 대신하기 쉽지 않은 캐스팅으로 상황이 바뀐 셈이다. 그럼에도 '내사랑 내곁에'의 새 주연 발표는 금세 이뤄졌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입 거칠고 괴팍하지만 속내는 따뜻한 인간미의 소유자 '강마에'를 열연했던 김명민. 음악과 지휘에 관한한 어떤 타협도 불허하고 최선을 향해 자신을 몰아세우는 '강마에'답게 그는 진정한 배우의 자세로 영화 출연을 쾌도난마식으로 결정했다. 이번 영화에서 김명민은 또 한번의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내사랑 내곁에'에서 그가 맡은 종우 역은 루게릭 병으로 몸이 점점 마비되어가는 난치병 환자지만 유머러스하고 사랑에도 적극적인 매력남이다. 혼자서는 몸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처절하게 병마와 싸우면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남자란 쉽게 연기할 수 있는 배역이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인간적 고뇌에 신음하는 이순신 장군으로, 때로는 출세와 권력에 집착하는 천재 외과의로, 그리고 중년의 오케스트라 여성 단원에게 '똥덩어리' 악담을 퍼붓는 지휘자로 계속 연기폭을 넓혀온 그로서는 당연히 욕심낼 배역일지 모른다. 상대역은 하지원. 멜로에 강한 박진표 감독 밑에서 김명민-하지원 콤비라는 새로운 조합이 탄생할 참이다. 멜로 장르가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한국 극장가에서 김명민의 출사표가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mcgwire@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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