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 환경의 악화로 제작 편수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드라마 콘텐츠의 ‘질’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시청자들의 눈 높이가 높아지면서 기대에 충족시키기 위해 드라마도 발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08년 한해, 제작 환경은 힘들었지만 다양한 소재를 다룬 참신한 드라마의 등장으로 2009년도 기대감 가득하다. 대표적인 작품이 KBS ‘대왕세종’, MBC ‘베토벤 바이러스’, SBS ‘바람의 화원’이다. KBS ‘대왕세종’, 인물 사극의 새 지평을 제시 ‘대왕세종’은 KBS 사극으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1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해 봄 개편을 맞아 KBS 2TV 주말 오후 9시대로 편성 이동 등 외부적으로도 혼란스러웠던 탓에 10% 초반의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인물 사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참신하고 새로운 기획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정치 사극을 표방하며 우리 시대 이상적인 지도자 상을 제시했던 ‘대왕세종’은 ‘성공’한 사극의 필수요소로 여겨졌던 스펙터클한 전투신이나 적군과 아군의 치열한 복수극이 없었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곱씹어 볼 가치가 있는 대사로 인물 사극의 새 지평을 열었다. ‘칼’보다 ‘말’로 정치 대결을 전면에 내세운 ‘대왕세종’은 사극으로서 무리수 큰 도전이라는 평이다. MBC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의 모든 편견을 깨다 국내 최초로 클래식을 소재로 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는 있는 자들의 전유물로 느꼈던 클래식을 대중화 시키는 데 성공하며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특히 드라마 속에 이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형성했고, 방송 전 ‘음악 드라마는 아직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시청률 면에서도 선전해 올해의 명품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또 강마에 역의 김명민을 비롯해 장근석(강건우 역), 이지아(두루미 역), 박철민(배용기 역), 현쥬니(하이든 역), 송옥숙(정희연 역) 등의 캐릭터를 통해 ‘톱스타가 있어야 뜬다’는 드라마 논리를 깨는 선례와 다양한 어록을 탄생시키며 숱한 화제를 낳았다. SBS ‘바람의 화원’, 신윤복과 예술 드라마의 재조명 국내 최초로 ‘미술드라마’를 표방하며 시작을 알렸던 이정명 원작의 SBS TV ‘바람의 화원’(이은영 극본, 장태유 연출)도 참신한 시도가 돋보였다. 남장 여자라는 설정으로 ‘신윤복을 재조명’ 했음은 물론이고 배우들의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 등이 붐을 일으켰다. 특히 신윤복 역의 문근영은 마치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신윤복' 의 중성적인 매력과 성숙한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비록 시청률 면에서는 큰 ‘바람’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그 동안 드라마의 소재로는 어렵던 ‘미술’을 시도하고, 그 과정이 브라운관에서 펼쳐졌다는 것만으로도 예술드라마의 새로운 재발견이었다. osenstar@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