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상식 고질병? '나눠먹기' '공동수상'
OSEN 기자
발행 2008.12.18 07: 43

시상식 자체가 하나의 프로그램, 완성도 높이기 위해 후보자 참석 확보해야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각 방송사는 지난 1년 동안 방송된 프로그램을 되짚어 보면서 공헌한 수상자와 수상작을 시상하며 한 해를 마무리한다. 매년 반복되는 시상식이지만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병폐는 사라질 줄 모른다. 방송사 관계자들은 남발되는 ‘공동수상’, ‘나눠먹기식 수상’ 등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2008년 KBS, MBC, SBS에서 진행될 ‘연기대상’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공동수상, 시청률 높았던 드라마에 대한 나눠주기식 수상이 예견된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이런 고질적인 폐해가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입을 모은다. “외부적인 상황을 배제하고 연기를 가장 잘 한 사람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기 위한 수상이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시상식도 하나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자체가 가지고 있는 오락적 의미와 프로그램으로서의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상의 가짓수를 늘이고 공동수상 하는 등 상을 남발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시상직은 모두 연말 일정 기간에 집중돼 있다. 후보자들은 또 다른 시상식의 후보자에 겹치기도 하고, 시상자로 혹은 MC로, 혹은 특별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다. 때문에 시상식 참석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흔한 방법이 수상이다. ‘상 준다는 데 싫어하는 사람 없다’는 말 처럼 공동 수상과 시상하는 분야가 많아질수록 수상자가 늘고 후보자들의 시상식 참가율이 높아진다. 시상식 참석하는 사람이 많아야 프로그램의 권위를 살릴 수 있다. 또 방송사와 연기자들의 관계는 단발적이지 않기 때문에 인기 드라마의 주역들에게 포상용 수상이 이어진다. 앞으로도 스타들과의 호의적인 관계를 위해 생색내기, 비위맞추기, 포상용 수상으로 기분을 맞추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에는 수상 남발이 도를 지나치면서 시상식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가요대상’은 더 이상 ‘수상’의 의미가 없음을 통감하고 방송 3사가 ‘가요대전’ 형태의 축제로 바꿨다. 출연을 확정한 가수들은 “상도 받지 못하는 데 준비할 건 많아 힘들고 김 빠진다”고 하소연한다. ‘연기 대상’ 역시 위기다. KBS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방송 3사가 통감했고 개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때문에 방송 3사 시상식을 통합해 ‘드라마 시상식’을 하자는 의견이 긍정적으로 검토됐다. 하지만 방송사의 이해관계 때문에 결국 시행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의 권위를 세우고 수상자와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실현 가능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할 때이다. miru@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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