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준의 e스포츠 엿보기] 6년 e스포츠 사랑 끝낸 원종욱 코치
OSEN 기자
발행 2008.12.18 11: 17

가야 할 때를 안다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노력이 아쉽게 잊혀지는 것은 분명 쓸쓸하고 씁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2일 2003년 프로리그 원년부터 활약해 온 원종욱(31) 위메이드 코치가 사임을 밝혔다.
원종욱 코치는 위메이드 전신인 팬택EX는 물론이고, 그 전 시절은 투나 S.G시절부터 헌신해 온 유능한 e스포츠 지도인으로 위메이드서 그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크다.
2007년 팀이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해단 위기에 몰리던 시절에 감독 대행을 맡은 바 있던 그는 박봉이었던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선수들의 인센티브와 용돈을 책임지던 가슴 따뜻한 인사다.
당시 팬택은 회사서 관리를 받지 못하는 거의 방치된 팀으로 자칫 붕괴될 수 있는 상황서 원종욱 코치는 선수들의 뜻을 한 곳으로 모아 시즌을 마치게 했던 것.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선수들과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주며 묵묵하게 주어진 몫을 꾸준히 해냈기에 그의 퇴장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지난 15일 OSEN과 만난 원종욱 코치는 팀의 대한 이야기를 하자 "선수들과 마지막 인사를 못했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흔들릴까 봐 자신이 없었다"면서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인사를 못했다. 능력이 부족한 코치를 만나서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없더라도 각자의 꿈을 향해 정진해 나가는 위메이드 선수들이 되라"며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2008-2009시즌 18일 현재 위메이드 성적은 7승 9패 득실 -6로 11위. 팀이 어려운 상황서 퇴진을 결정한 그는 "시즌 중간에도 뜻을 존중해준 서수길 대표님, 단장님, 국장님께 감사드리고 죄송하다"며 "이제까지 주위에서 도움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했음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고 어렵게 말을 이어갔다.
원코치의 사임에 대해 위메이드 프로게임단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잡을 수 없었다"라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원코치의 사임은 그간 자신의 모든 것은 다 헌신했기 때문에 더욱 믿겨지지 않았다. 원 코치는 "자리가 어디이건 간에 e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도 최선을 다해 e스포츠 발전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e스포츠에 대한 변치않은 애정을 약속했다.
그동안 누구의 눈도,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e스포츠를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던 원종욱 코치. 항상 삶은 선택을 강요하지만 새로운 선택을 한 그에게 밝은 미래가 있기를 기원한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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