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만화 캐릭터인 ‘아기공룡 둘리’의 원작자인 김수정 화백이 IMF가 아니었다면 미국과 공동 제작화됐을 것이라고 애니메이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아기공룡 둘리’는 지난 1987년 TV애니메이션과 1996년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에 이어 오는 12월 SBS를 통해 3번째 영상화된다. 총제작비 29억이라는 초대형프로젝트 아래 김수정 화백이 총감독을 맡았다. 김수정 화백은 이와 관련 18일 목동 SBS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기공룡 둘리’를 21년 만에 애니메이션화 하게 된 질문에 대한 답을 하던 중 이 같이 사실이 공개됐다. 김 화백은 “실제로 KBS에서 TV시리즈 결과물은 미흡했다. 물론 나름대로의 정감은 있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림으로 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후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얼음별 대모험’을 기획했고 성공했다. 수출도 됐고, 수출된 나라의 시청률도 좋았다. 이것이 비단 일시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화백은 “이번 애니메이션 화하면서 30억 가까이 들었다. 아시다시피 애니메이션은 제작과정 보다 제작비 마련에 더 힘이 든다”며 “여담인데 96년 당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IMF가 아니었다면 미국 메이저급 회사와 공동제작 됐을지도 모른다. 당시 환율이 높아지면서 무산됐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늘 애니메이션화를 해야겠다는 마음먹고 있던 차에 최근 3년 전 부터 본격적으로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김 화백은 과거 TV시리즈와 원작 만화는 사실 거리가 있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KBS가 국영방송 이다보니까 교육적으로 비춰진 부분이 있다. 원작에서는 파격적인 부분도 존재했는데 TV에서는 순종적으로 묘사가 됐다”며 “20년이 지나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새로운 ‘아기공룡 둘리’ 시리즈가 20년 전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캐릭터 둘리가 갖고 있는 기본성격은 바탕으로 하되 성우와 노래가 교체된 부분”이라며 “언젠가 변화를 주어야 할 부분이고, 앞으로 ‘아기공룡 둘리’의 향후 발전가능성을 고려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김수정 화백은 ‘아기공룡 둘리’가 세계적인 캐릭터로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에 대해 “한국의 애니메이션이므로 한국의 정서를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 수출하는 나라 입장에서도 국적없는 캐릭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극에서도 자연스럽게 포크가 아닌 젓가락질을 하고 된장찌개를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가장 된장스럽고 고추장스러운 캐릭터를 잘 살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별로이고 일본이 최고라고 알고 있지만 ‘아기공룡 둘리’가 계기가 돼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에 대해 자긍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다. ‘아기공룡 둘리’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40분부터 성탄특집으로 3편 연속 방영(30분물)되며, 내년 1월 8일부터는 26부작의 새로운 시즌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4시에 정규 편성된다. 2월 중에는 투니버스에서도 동 컨텐츠를 방송할 예정이며 2009년 10월에는 시즌2 추가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yu@osen.co.kr SBS 제공.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