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인터뷰]'무릎재활중' 김선우, "전반기 징크스 극복하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12.19 07: 47

"올시즌 워낙 못했기에 내년에는 정말 잘해야 한다." 혹독하고도 뜻깊은 2008시즌을 보낸 김선우(31. 두산 베어스)가 휴식기에도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에서 9년 간의 '외유'를 마치고 올해 초 두산에 전격 입단했던 김선우는 전반기 부상과 부진을 딛고 후반기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며 6승 7패 평균 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단체 훈련 금지 기간에도 불구, 자발적으로 자율 훈련에 힘쓰고 있는 김선우는 18일 잠실 구장서 "왼쪽 무릎이 안 좋은 상태였다. 오전 중에는 잠실을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동시에 오후에는 무릎 부위를 재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근황을 이야기했다. 올시즌 내내 왼 무릎에 통증을 안고 있었다는 이야기에 놀라게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완 투수에게 왼쪽 무릎은 키킹으로 피칭의 시작이 되는 동시에 공을 놓는 순간 자연스럽게 뻗어나가며 중심 이동의 한 축이 되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왼쪽 발을 뻗는 순간 왼 무릎에 통증이 있어 제대로 상체를 지지하기가 힘들었다. 알다 시피 중심 이동시 한 쪽 다리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다른 부위에 부하가 가게 마련이지 않은가. 내 본연의 구위를 싣기가 힘들었다"라고 말한 김선우는 올시즌 거의 매 경기서 최고 151km에 달하는 직구를 던졌다. '전반기 징크스', 이번에는 극복할 것 최근 2년 간 김선우는 전반기에 부진한 뒤 후반기에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 A 팀인 프레스노 그리즐리스에서 뛰었던 김선우는 퓨처스 게임을 분기로 '두 얼굴의 사나이'가 되었다. 전반기 13경기 53⅓이닝 동안 2승 4패 방어율 7.83을 기록했던 김선우는 이후 10경기서 65이닝 6승 2패 방어율 2.63로 탁월한 피칭을 보여주었다. 올시즌에도 김선우의 전반기-후반기 활약은 엄청난 차이를 보여줬다. 전반기 3승 5패 평균 자책점 5.57로 흔들렸던 그는 베이징 올림픽 휴식기를 거친 후 후반기 8경기서 3승 2패 평균 자책점 2.49를 기록했다. 후반기 김선우는 두산의 1선발이라는 수식어가 마침맞은 활약으로 마운드를 지탱했다. 그에 대해 김선우는 해명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는 몸 만들기와 기량 연마에 충실했다. 샌프란시스코서 중간 계투 보직을 주겠다고 언질이 왔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 한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자기 '선발 수업을 쌓으라'라며 트리플 A로 강등시켰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참에 때마침 둘째 아들이 태어나 훈련도 내팽개치고 집으로 돌아가버렸다"라고 밝혔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는 것을 보기 위해 훈련도 건너뛰었다. 1달 쯤 되었을 때였던가, 프레스노에서 팀 훈련에 합류하라는 연락이 왔다. 그때가 되서야 팀에 복귀해 등판 기회를 가졌지만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1달 동안 아예 야구를 하지 않았던 만큼 실전 감각이 완전히 떨어졌던 것이다" 김선우는 올시즌에도 뒤늦은 입단 계약과 턱없이 부족한 동계 훈련량, 거기에 올림픽 최종예선까지 참가한 후 시즌을 시작했다. 몸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전반기 부진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 와중에서 김선우는 어깨 통증으로 인해 2군행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물론 기록만 봤을 때 난 '후반기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알맞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음 시즌에는 전반기부터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지금 시기에도 훈련을 하는 이유다" 탈삼진 보다 땅볼 유도 피칭이 더욱 매력적 김선우의 피칭에 관련해 쏟아진 야구 팬들의 견해 중 가장 많은 의견은 '느린 변화구를 이용한 완급 조절 피칭의 필요성'이었다. 김선우는 올시즌 체인지업, 커브 등 느린 변화구가 아닌 투심, 빠른 슬라이더(김선우는 140km 중반대의 횡적 변화구를 컷 패스트볼이 아닌 빠른 슬라이더로 표현했다)를 주로 던졌다. 투구수를 많이 소모하지 않는 효과적인 피칭이 가능한 반면 제구가 되지 않을 시에는 난타 가능성이 컸던 투구 스타일이었다. 지난 10월 31일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처럼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대신 땅볼 유도형 변화구를 선호한 데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난 성격 상 완급 조절보다는 타자와의 빠른 대결을 즐기는 편이다. 삼진을 잡아내는 것이 더 호쾌해보일지 몰라도 그 속에는 투구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80개 가량의 공으로 완투승을 거둔 적도 있었고 콜로라도 시절 쿠어스 필드 완봉승을 거둘 때도 투구수는 98개 였다. 공을 많이 던지는 경기보다 투구 수 소모를 적게 하면서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하는 스타일을 더욱 좋아한다" 올시즌 한국 야구 적응기를 거친 김선우는 국내 타자들의 끈질김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3구 내에 결판을 내겠다'라는 성향이 짙은 메이저리그 타자들에 비해 국내 타자들은 커트를 해 파울을 만들더라도 투수를 진력나게 하는 데는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평이었다. "선구안도 그렇지만 국내 타자들은 굉장히 끈질긴 스타일이었다. 투심이나 슬라이더가 배트 중심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도 그들은 배트를 짧게 잡고 타이밍을 늦춰 갖다 맞추는 데 주력했다. 파울이 많아지면 투구수도 늘어나는 만큼 투수가 진땀 나는 일은 한 순간이다. 5이닝 밖에 안 던졌는 데도 투구수가 100개를 넘어간 경기가 많았던 데에는 그 이유도 컸다" 꼭 잘 던져야 한다, 기대가 컸던 만큼 2008년은 김선우에게 커다란 부담감으로 다가왔던 한 해였다. 대형 계약으로 연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고 미국과는 다른 스트라이크 존은 물론 부족한 훈련량으로 인해 극심한 부담감이 그를 엄습했다. 후반기 팀의 주축 선발로 활약했으나 시즌 초부터 맹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은 그에게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미국 리그와는 달리 국내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지 못했다. 존 모서리를 노리고 던진 회심의 1구가 빗나가면서 부담으로 돌아왔던 때도 있었다. 부상을 겪으면서 나 자신의 공을 선보이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2008시즌과는 달리 그의 2009시즌 전망은 밝은 편이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보여준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피칭과 한국시리즈 5차전서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것은 그의 실력이 '거품'이 아님을 증명했고 그 어느 때보다 충실하게 훈련을 치르고 있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올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다. 그만큼 2009년에는 잘해야 한다.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쳐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farinelli@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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