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출전 대표팀', 총재 공백 우려에 '답답하네'
OSEN 기자
발행 2008.12.19 09: 05

출범부터 시끄러웠는데 준비과정도 만만치가 않다. 지난 달 사령탑 선임과 코칭스태프 인선에 혼선을 빚는 등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2009년 3월)에 출전한 한국야구 국가대표팀이 선수난과 어수선한 주변 여건으로 답답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수난으로 걱정인 대표팀에 준비위원장격인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공석상태가 되면서 행여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까 우려되기도 한다. 지난 16일 신상우 총재가 공식 사퇴를 한 뒤 8개 구단 사장단은 야구계와 인연이 깊은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후임 총재로 합의하고 18일 이사회에서 정식추대할 예정이었으나 23일로 연기됐다. 정부의 입김으로 ‘유영구 카드’가 무산되고 정치인 등 ‘낙하산 인사’가 후임 총재로 내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상우 총재가 “내년 3월 WBC에서 호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후임 총재가 빨리 결정돼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으나 자칫하면 ‘후임 총재 인선 작업’이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게 생겼다. 물론 총재가 직접 대표팀의 WBC 준비 작업에 나설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한국야구 수장의 공백이 길어지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총재가 당근을 만들어야 한다 1회 대회 때는 신상우 총재의 최고 업적으로 꼽히는 병역특례혜택이라는 당근을 신총재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성사시켰고 대표 선수들에게 큰 힘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는 병역혜택이 없어졌지만 총재의 능력으로 대표 선수들에게 다른 혜택(FA 기간 적용 등)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할 수도 있다. 대표팀 구성할 때부터 여러가지 당근책들이 논의됐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총재가 구단내지는 정부 등과 협의해 선수들의 사기진작에 도움이 되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결정해야 하는 사안들이다. 하지만 후임 총재 선정이 늦어지면 KBO의 행정 공백으로 이어지고 그렇게 되면 WBC 준비 작업도 원활치 못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지원이야 총장 대행체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큰 그림'은 역시 총재의 몫이다. 선수들의 합류를 이끌어내야 한다 후임 총재도 총재지만 ‘선수난’은 더욱 대표팀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모친상을 당한 하일성 KBO 사무총장의 상가에서 만난 대표팀의 한 코치는 ‘준비는 잘돼고 있냐’는 물음에 “그냥 안했으면 좋겠어요. 다 안온다니 어떡합니까”라며 우울해했다. 팀의 주축으로 ‘꼭 필요한 선수’로 여기고 있는 해외파 1차 후보선수들이 잇따라 불참의사를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계약을 맺으면 참가하겠다’고 밝혔던 ‘한국인 첫 빅리거’인 박찬호는 최근 필라델피아와 1년 계약을 체결하며 사실상 WBC 불참을 결정했고 내년 시즌 명예회복을 벼르는 간판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은 대표팀 불참을 확고하게 선언했다. 여기에 김인식 감독이 공을 들이고 있는 메이저리그 우완 투수 백차승(샌디에이고)도 합류를 고사하며 미국으로 날아갔고 당초 출전이 예상됐던 좌타 강타자 추신수(클리블랜드)도 팀의 허락이 미지수이다. 아직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한국대표팀이 이처럼 답답한 행보인 반면 라이벌 일본은 물론 미국, 중남미 국가들은 탄탄한 준비로 내년 대회를 기약하고 있다. 지역예선부터 맞대결을 벌이는 일본은 이치로 등 메이저리거 7명이 포진,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할 태세이고 도미니카공화국도 쟁쟁한 빅리거들을 앞세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출전국들이 대표팀 전력강화에 힘을 쏟고 있음이 연일 외신을 타고 들어오고 있다. 분위기가 완전 ‘WBC 모드’인 셈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만은 수장 공백에 따른 준비 부족이 우려되고 주축 예상 선수들도 합류를 고사하고 있어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위기에서 더욱 빛을 내왔다. 동메달만 따면 최상이라던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고 준비과정이 짧았던 제1회 WBC 때도 응집력을 발휘해 ‘4강 신화’를 탄생시킨 저력이 있다. 지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답답하지만 아직 시간은 있다. 내년 1월까지 선수단을 잘 구성하고 2월 15일 미국 하와이 전지훈련부터 본격적으로 준비에 돌입하면 2회 연속 4강 달성도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 비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듯 지금의 어려움이 대회에서 빛이 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할 시점이다. 제2회 WBC가 내년 시즌은 물론 향후 한국 프로야구 발전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아래 야구계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sun@osen.co.kr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공식 출범한 제2회 WBC 출전 한국야구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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