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승이요? '분식회계'일 뿐인데요 뭘." 2008시즌 두산 베어스의 승리 카드로 활약한 이재우(28)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출전을 위한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19일 연봉 협상을 위해 잠실 구장 내 구단 사무실을 찾은 이재우는 "제가 WBC 대표팀에 뽑힐 수 있을까요"라며 도리어 질문을 던졌다. "빠른 직구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췄기에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라는 답이 나오자 이재우는 "별 말씀을"이라고 이야기하며 쑥스럽게 웃어보였다. 그는 올시즌 11승 3패 2세이브 평균 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두산의 2년 연속 2위 등극을 이끌었다. 병역 복무로 2년 간 공백기를 가진 투수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대활약이었다.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인 만큼 연봉 인상 요인이 많을 것 같다"라고 묻자 "11승 다 '분식회계'로 따낸 것이다"라며 웃음을 지은 이재우는 WBC 1차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그는 1차 엔트리가 발표된 이후 "WBC에서 뛰어보고 싶다"라며 강한 출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재우는 WBC 대표팀에 관련해 묻자 "워낙 좋은 투수가 많아서 내가 뽑힐 가능성이 있는 지 모르겠다. 만약 이름을 올리게 된다면 국가를 대표하는 만큼 열심히 뛰겠다"라며 변함없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난시로 인해 야간경기서는 고글을 착용한 모습으로 야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재우는 150km 이상의 빠른 직구와 포크볼 조합을 선보이며 상대 타자들을 덕아웃으로 돌려세웠다. 특히 그의 포크볼은 중남미 타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궤적을 그리고 있어 WBC 대표팀 발탁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처음 두산에 입단했을 때 최일언(현 SK 투수코치) 코치로부터 포크볼을 배웠다"라고 이야기 한 이재우는 "아직은 부족하다. 더 연습해서 굉장히 좋은 구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배구스타 이영주씨와 화촉을 밝혔던 이재우는 내년 1월에는 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출산 예정일이 23일 경이기 때문에 정작 출산 소식은 대한해협 건너 두산의 미야자키 전지훈련서 듣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아내와 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이재우의 표정은 다소 무거워지기도 했다. "전지훈련 전에 아기 얼굴을 보고 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은 이재우. 공백기 동안 착실한 체력 관리를 통해 실력으로 제 자리를 꿰찬 이재우가 다음 시즌 가족과 함께 최고의 시즌을 구가할 수 있을 지 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