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 인터뷰]'예비신랑' 마일영, "마운드서 '욱'하는 성질 더 버려야"
OSEN 기자
발행 2008.12.20 08: 18

"서로 믿어야 다시 돌아오더라. 많은 생각이 바뀐 한 해였다". 2008년은 히어로즈 좌완 선발 마일영(27)에게 변화의 연속이었다. 무엇보다 팀 창단 과정의 우여곡절과 시즌 7위라는 팀 성적에서도 장원삼(25)과 함께 좌완 원투 펀치로 확실하게 비상했다. 28경기에서 173이닝을 던져 11승 11패에 3.49의 방어율을 기록한 마일영은 다승 공동 9위, 방어율 10위 등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반에는 무너진 선발진 속에서도 묵묵하게 에이스 피칭을 선보이며 팀의 든든한 방향타가 돼줬다. 지난 2001년 10승 7패 3.96의 방어율을 기록한 후 7년만에 두자리 승수를 따냈다. 마일영도 스스로 만족스럽다. "공백기가 컸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마일영은 "무엇보다 팔꿈치가 아프지 않다는 게 다행"이라고 웃었다. 2004년 군입대를 결정하며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고 지난 2007년 21경기에 나섰지만 진정한 복귀전은 올해였다. 마일영은 올해 많은 것을 바꿨다. 우선 강속구로만 윽박지르려는 투구 스타일을 버리고 타자를 맞춰 잡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투구수가 줄었고 소화하는 평균 이닝수가 늘어났다. 특히 지난 2001년과 비교해 제구력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볼넷은 줄었고 삼진은 늘었다. 더 쌓을 수 있었던 승수가 아쉬웠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피홈런이 많아졌고 몸에 맞는 볼을 많이 내줬다"고 반성한 뒤 "내가 잘던지고도 질 수 있지만 잘 못던지고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올해 알게 됐다"며 "서로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다시 돌아오더라. 많은 것이 바뀐 한 해였다"며 패전에도 낙담하지 않았고 오히려 팀워크를 새삼 깨닫게 된 해였다는 점에서 감사했다. 여기에 투구는 힘보다 기술이 앞서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전에는 힘을 앞세워 모든 것을 혼자 하고 싶어했다"면서 "이제는 힘보다 기술을 앞세워 타자를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방어율을 2점대로 떨어뜨리는 것이 올 시즌 목표였는데 후반에 많이 맞아 그러지 못했다"는 그는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방어율 수치를 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얼마전부터 캐치볼을 시작했다. 몸이 늦게 풀리는 편이라 지금부터 몸을 만들어놓아야 내년 1월 구정 연휴 전후에 가게 될 스프링캠프가 편해진다. 목동구장에서 팀내 선배 김수경과 훈련 중인 그는 "매년 똑같은 구질을 던지면 맞는 거 같다"며 "너무 많은 구질을 가지는 것보다 한가지라도 확실히 해두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들었다. 하지만 내게는 구질을 늘리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손가락의 미세한 느낌을 연구하다보면 기존 구종에서도 다르게 변하는 구질을 익힐 수 있다"고 이번 겨울 또 다른 구종의 변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원래 시즌 전에는 목표를 잡지 않는다. 만약 목표에 근접하지 못할 때 상당히 실망이 커진다"면서도 "올해를 대비해 지난 겨울에 상당히 많이 던져 놓은 것이 도움이 됐다"는 그는 "투구수를 많이 줄인 것이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다"며 "내년에는 되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일상의 변화도 겪고 있다. 마일영은 내년 1월 장가 간다. 동갑내기 모윤선 씨와 백년가약을 약속, 내년 1월 11일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그런데 벌써 신혼여행은 갔다왔다. 지난 12일 4박 6일 동안 필리핀의 섬인 보라카이로 다녀왔다. 1월부터 있을 합동훈련에 대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다시 가라면 못 가겠다. 비행시간이 너무 지루하더라"고 말했지만 "막상 가보니 좋더라"는 그는 술까지 끊었다. 그는 "신혼여행 후 금주하기로 아내 될 사람과 약속했다"며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고 선언, 고향인 대전에 머물고 있는 예비 아내 모 씨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내년 3월 열리는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격적으로 나오는 다른 나라 팀 타자를 상대로 한다면 오히려 국내보다 더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넌지시 출전을 희망했다. 덕아웃에서는 무뚝뚝한 표정에서 나오는 썰렁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지만 막상 훈련이나 경기에 임하면 승부사로 돌변하는 마일영은 "내년에는 마운드에서 '욱'하는 성질을 더 버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내년 시즌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통해 진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letmeout@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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