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옥엽', 70년대 신파로 성공한 배경은?
OSEN 기자
발행 2008.12.21 07: 57

출연진은 2000년대 배우들이지만 드라마 내용은 1960~1970년대 신파극 그대로다. KBS 2TV 주말연속극 '내사랑 금지옥엽'이 시청자를 상대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토요일 시청률은 전체 지상파 프로 가운데 1위다. 20일 방송분은 TNS코리아 집계결과 22.8%를 기록했다. 도대체 무슨 비결이 있길래? 아이 둘을 둔 왕년의 인기 가수 전설(김성수 분)는 가정 폭력 시비로 이혼한 뒤 초야에 묻혀 산다. 그런 전설을 방송국 상사의 지시에 어쩔수없이 자신이 맡은 라디오 프로 DJ로 스카웃했다 사랑에 빠지는 장인호 PD(이태란). 당연히 두 연인의 앞길에는 넘고 건너야할 산과 강들이 깔려 있다. 이태란의 아버지 역 박인환은 젊어 집을 나간 아내 대신에 딸 하나 아들 둘을 지극정성으로 키운 홀아비 가장이고 맏딸이 좋은 혼처를 찾기만을 바란다. 장만 장신호(지현우 분)는 바람둥이 치과 의사로 낙도 공중보건의로 갔다가 섬처녀를 임신시키고 서울로 돌아왔다. 여기까지만 해도 복잡한데 지현우의 아이를 임신한 섬마을 처녀는 서울로 올라왔다 버림받고 지현우의 엄마(나문희 분)가 사장으로 있는 음식점에 취직한다. 21일 방송분에서는 아직 자식들 앞에 엄마로 나서지 못하는 나문희가 그 사실을 알게돼 어떤 식으로 사태가 꼬여갈지를 살며시 암시하고 있다. 당연히 전설의 전처는 톱가수를 쫓아 바람나 자식까지 팽개치고 도망간 악처로 전설을 괴롭히고 못살게 굴던 와중에 자신이 버림당하는 지경에 처한다. 또 전설을 발탁해 키운 음반회사 부사장 백준식(박준규 분)과 그의 애교만점 아내 남주리(박해미 분)는 자녀와 의동생 등의 관계로 양념을 치고 있다. 이렇듯 얽히고설킨 '내사랑 금지옥엽'의 애증관계와 혈연, 갈등 구도는 난수표를 보는 듯 어지럽기 그지없다. 지난 10월 4일 첫 방송을 내보낸 '내사랑 금지옥엽'은 AGB닐슨 조사결과 전국시청률 20.7%로 기분좋게 출발했다. 올 여름 최대 화제작인 김수현의 '엄마가 뿔났다' 후속으로 방영되면서 전작의 후광과 시청자 채널 고정 등의 효과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엄마가 뿔났다'는 첫 회 시청률 24.8%, 자체 최고 시청률 40%(64회)를 기록하며 김수현 신드롬을 재확인했다. 이후에도 '내사랑 금지옥엽'은 여전히 주말 드라마의 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이다. KBS 일일연속극 '너는 내운명', SBS 신데렐라 스토리 '유리의 성'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지상파 방송국의 드라마 관계자들이 재벌과 서민으로 나누어 엇갈린 불륜과 배신 그리고 고부 및 사돈 간의 갈등, 복수와 음모 등의 신파조 레퍼토리를 단골로 틀어대다 욕을 먹으면서도 "시청률이 보장되니 어쩔수 없다"는 게 바로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파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층이 줄어들지 않는 한, '드라마는 짜증내면서 봐야 중독성이 강하다'는 방송가 논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mcgwire@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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