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모기업이 없는 탓일까. 돈을 써도 탈이요, 안써도 탈이다. 올해 프로야구계에 발을 들인 히어로즈 구단이 야구계의 좋지 않은 시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른 구단처럼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구단이 아니어서 그런지 금전적인 부분과 관련해 쉽사리 의혹을 풀지 못하고 있다. 출범할 때 ‘비용절감’을 위해 선수단 연봉 대폭 삭감 등 운영비용을 줄이자 야구계에서는 ‘너무 한다’는 비난의 소리가 나왔다. 시즌 중인 7월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납입할 가입금 중 일부를 늦게 내면서 한바탕 소동과 함께 메인 스폰서인 우리담배로부터 일방적인 지원 중단을 통보받기도 했다. 그래도 무사히 시즌을 치른 후에는 선수단을 재정비하면서 깎은 연봉도 보전해주는 등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벌였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12월말까지 내는 가입금 24억원을 12월초에 일찌감치 납입한 것은 물론 선수들 연봉 및 직원 연봉까지 대거 인상해주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전지훈련 일정도 차질없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행보도 ‘색깔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다. 한 스포츠신문이 최근 ‘지난 달 승인거부된 장원삼 트레이드 때 삼성으로부터 받은 30억원을 아직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 히어로즈 구단을 발칵 뒤집었다. 히어로즈가 최근 돈을 푸는 배경에 '장원삼 트레이드 머니'가 있다는 뉘앙스였다. 트레이드가 무산된 후 곧바로 돈을 돌려줬다고 발표했던 히어로즈 구단이 강하게 어필, 그 기사는 곧바로 사라졌지만 히어로즈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다는 태도이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정말 너무 한다. 돈을 안쓰면 안쓴다고 비난하고 돈을 쓰면 쓴다고 뭐라 한다. 우리보러 어쩌란 말이냐”며 답답해하고 있다. 그는 “우리 속을 다 뒤집어보여주고 싶은 심정이다. 가입금은 이미 올해 예산에 잡혀서 준비돼 있었던 것이다. 대부분 이장석 대표의 개인 투자금으로 구단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히어로즈가 주위의 의혹의 눈초리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내년 시즌 자금운영계획서를 확실하게 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인스폰서를 비롯한 스폰서들과의 계약을 완료하는 수밖에 없다. 사장이나 투자자들의 돈으로만 구단 살림을 전적으로 꾸려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구단의 미래가 불투명해져 주위의 의구심은 계속될 것이다. 내년 선수단 연봉이 지급되기 시작하는 시점인 2월까지는 메인스폰서 등 구단자금줄이 선명하게 드러나야 히어로즈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사라질 전망이다. sun@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