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32) 때문인가. 바비 밸런타인(58) 감독이 퇴단은 면했지만 성적과 상관없이 내년 시즌을 끝으로 지바 롯데 마린스 지휘봉을 놓는다. 21일 등 일본 각 신문들에 따르면 지바 시내의 한 호텔에서 밸런타인 감독과 만난 세토야마 료조 구단 사장은 내년 시즌을 마친 후 밸런타인 감독과의 계약 연장은 없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밸런타인 감독은 4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내년 시즌 종료와 함께 성적과는 상관없이 퇴단이 결정됐다. 또 지바 롯데 구단은 프런트를 포함한 대폭적인 개혁을 단행할 것임을 정했다고 강조했다. 세토야마 사장은 "구단을 대개혁하기 위해서 밸런타인 체제를 계약 만료인 내년으로 끝낸다"며 차기 감독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인선은 지금부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쌓은 공적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며 "조직의 활성화에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해 내년 후 밸런타인 감독과의 결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밸런타인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초에는 내년 시즌 성적을 보고 2010년 이후 계약을 논의하기로 했었다"면서 "놀랐지만 내년에는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겠다"고 체념과 각오를 동시에 나타냈다. 비록 지난 시즌 올해를 끝으로 자신을 내쫓으려 한다는 폭탄 발언으로 구단과 갈등을 빚었던 밸런타인 감독이지만 내심 '롯데 영구 감독'까지 바라봤기 때문에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밸런타인 감독의 퇴단은 전부터 결정돼 있었다. 지난 13일 지바 롯데가 김동주를 영입한다는 기사가 나온 후 세토야마 사장은 지난 16일 시게미쓰 아키오(한국명 신동빈) 구단주 대행과 회담을 거쳐 밸런타인 감독의 내년 시즌 후 퇴임을 결정했다. 결국 이는 밸런타인 감독이 한국 거포 김동주 영입을 구단과 상의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밸런타인 감독은 미국 윈터 미팅에서 김동주의 에이전트(더글러스 조)와 접촉한 후 구단에 보고 없이 신분조회 수속 절차를 밟았다. 이에 지바 롯데 구단은 절차를 무시한 밸런타인 감독에게 격노, 곧바로 퇴단시킬 수 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밸런타인 감독은 지난 1995년 처음으로 롯데 지휘봉을 잡자마자 팀을 2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프런트와 갈등을 보이다 결국 퇴단,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1996년~2002년)에서 뛰며 2000년 월드시리즈에 출장했다. 2004시즌부터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밸런타인 감독은 지난 2005년 이승엽이 포함된 롯데 선수들을 거느리고 31년만에 팀을 두 번째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올해는 4위로 클라이맥스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letmeout@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