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임요환(28, SK텔레콤) 805일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로 돌아왔다. 본인은 "인생에서 우승한 기분"이라고 들뜬 상태고 e스포츠 최초 30대 선수를 눈 앞에 둬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문제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임요환에게 남은 문제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먼저 궁금한 것은 정말 진정한 의미의 30대 프로게이머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임요환의 30대 프로게이머는 e스포츠 팬이라면 열 사람 중 팔구명은 찬성할 것이 자명한 일이지만 무기력한 임요환을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임요환은 "타이틀만 있는 30대 프로게이머가 아닌 의미 있는 30대 프로게이머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지만 언제까지 30대 프로게이머를 하겠다는 것에 대한 얘기는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임요환으로 말한다면 e스포츠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여도와 존재감이 크다. 꼭 프로게이머만 해야 e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집어 말할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하고, 선언을 하던 임요환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의 결정도 중요하다. 임요환의 계약은 프로리그 09-10시즌 끝나는 오는 2010년까지. 아직 FA를 비롯해 선수로 하지 못한 것이 많은 그라 소망하고 희망하는게 많을테지만 아직까지 프로게임단의 전권이 강해 SK텔레콤의 의견도 임요환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팀에서는 그에게 멘토의 역할을 기대해 구심점이 되기를 바랄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 강력했던 임요환의 복귀를 기대할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코치 임요환, 감독 임요환을 기대할 수도 있다.
첫 번째 숙제를 풀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두 번째는 어려운 환경서 버텨내야 했던 공군 시절보다 더욱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요구된다. 공군 시절보다 좋은 환경과 다양한 연습 상대를 대상으로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지만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사회의 쓴 맛을 볼 수도 있다.
체력은 우리 나이로 30대로 접어들게 되면 20대 보다 운동능력을 비롯해 쉽게 피로해지고 자칫하면 고장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그는 최고였지만, 지금의 그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존경을 받아왔다. 항상 그는 최고를 꿈꾸었기 때문에 e스포츠를 대표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
이제 임요환에게 남은 것은 건강한 정신과 강인한 체력 강화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제대의 기쁨은 이해하지만 들 뜬 분위기에 휩쓸렸다가는 암울한 2010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OSEN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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