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판이 또 다시 낙하산 총재를 맞게 생겼다. 프로야구계 스스로 수장을 뽑으려는 노력이 모두 헛품이 됐다. 유영구 명지의료원 이사장을 신임 총재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정부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곧바로 총재후보가 자진 사퇴했다.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개입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은 그림이다. 자율과 민주의 정신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멀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가깝게 일본야구기구(NPB)를 보더라도 정부 혹은 정치권 인사가 힘의 논리를 앞세워 총재로 앉는 일은 없다. 모두 야구계의 자율적인 논의를 거쳤고 야구계의 발전을 위해 적합한 인물을 뽑았다. 대체로 야구계의 신망을 얻는 인사들이었다. 그러나 유난히 한국만이 정치인들의 무대가 되고 있다. 역대 10명의 KBO 총재 가운데 자율로 뽑은 총재는 박용오 총재 단 한 명이었다. 모두 정부, 혹은 정치권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 퇴임하는 신상우 총재도 정치권 인사였다. 새로 취임할 총재는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야구산업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9, 10구단 창단을 유도하고 지지부진한 돔구장과 신구장 등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된다. 야구단의 누적된 적자폭을 줄이고 국제화에 걸 맞는 선진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총재는 뛰어난 경영 마인드와 국제 감각 그리고 야구에 대한 남다른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더욱이 지금 프로야구는 관중 500만 시대의 복귀와 함께 재도약의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1000만 시대를 열어야 되는 목표가 생겼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야구수장의 리더십은 더욱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야구를 모르는 리더가 어떻게 프로야구의 중흥을 이끌 수 있을 것인 지 묻고 싶다. 프로야구는 정치와 관련이 없다. 전혀 야구계와 관련이 없는 인사의 자리를 내주는 곳이 아니다. 정치인 총재는 맞지 않는 옷을 입는 입는 것과 같다. 프로야구는 출범 30년을 눈 앞에 두고도 여전히 스스로 수장을 뽑지 못하고 있다. 과연 KBO 총재 자리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sunny@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