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자율선출' KBO 이사회의 진짜 얼굴은?
OSEN 기자
발행 2008.12.24 07: 44

[OSEN=김대호 객원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야구 8개 구단 사장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진짜 속뜻은 무엇 일까.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의 KBO 총재 추대와 자진사퇴 과정에서 나타난 KBO와 이사회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쏠리고 있다. 그 동안 KBO와 이사회의 행적을 돌이켜 보면 이들이 과연 '자율 총재'를 선출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유영구 이사장을 총재로 추대하기로 합의한 지난 16일 이사회 간담회부터 KBO는 역공의 빌미를 제공했다. 정치권의 입김을 차단하기 위해 기습적인 총재 추대를 하면서 간담회라는 구속력이 전혀 없는 형식을 빌었는지 의문이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의 '절차상 하자' 지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족쇄를 스스로 옭아맸다. 만일 간담회를 하지 않고 18일 곧바로 이사회를 개최해 유영구 이사장을 총재로 추대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까. 간담회에서 사장들의 태도를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 여러 명의 총재 후보가 거론된 가운데 유영구 이사장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사장은 단 한 명이었다고 한다. 나머지 4명의 사장(5명의 사장 참석)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지만 유 이사장을 추천한 사장의 목소리가 워낙 커 다들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사장들은 유 이사장의 총재 추대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는 뜻이다. 이 과정에서 유 이사장의 추대 사실을 정식 이사회 이후에 공개하자는 의견이 대두됐지만 이 역시 일부 사장들의 반대로 묵살됐다. 특히 유 이사장에 대한 개인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은 치명타였다. 유 이사장의 총재 추대에 대해 문화부에서 제동을 걸고 나오자 이번엔 KBO의 행보가 미심쩍기 짝이 없다. 문화부로부터 유감의 뜻을 전달받은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이사회 간사인 신영철 SK 사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이사회 개최 일시를 18일에서 23일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사회 연기는 정치권에 총재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며 KBO로서는 자율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신 사장은 통화가 가능한 5개 구단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사회 연기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2개 구단 사장은 18일 강행을 주장했고, 3개 구단 사장은 23일로 미루는데 찬성했다. 이사회는 5일 뒤로 미뤄졌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과 사장들은 왜 이사회 연기를 주장했을까. 이때 이미 유영구 이사장의 낙마를 예상하고 KBO와 사장들 스스로 정치권 낙하산을 받아들일 태세를 갖춘 것은 아니었을까. 일부 KBO 고위 관계자와 이사회 멤버들은 유영구 이사장의 자진사퇴 이후 힘 있는 정치권 인사가 총재로 부임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몇몇 인사는 정치권에 줄을 대고 총재 영입을 위해 뛰고 있다.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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