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인터뷰]박정권, "누구에게도 1루수 허락하지 않겠다"
OSEN 기자
발행 2008.12.26 07: 53

"내년 시즌 동안 계속 1루에 서 있겠다". '새신랑' 박정권(27, SK)이 컴백을 위한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고 있다. 박정권은 최근 문학구장 실내연습장에서 피나는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러닝은 당연하고 순발력 위주의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하고 있다. 배팅 훈련도 정상적으로 치러냈고 전력 질주도 가능해졌다. 따라서 1월 7일 출발하는 스프링캠프에도 차질없이 합류, 본격적인 내년 시즌 준비에 나선다. 박정권은 지난 6월 27일 문학 한화전에 1루수로 출장, 한화 타자 덕 클락과 충돌하면서 왼쪽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검사결과 3군데가 부러졌다. 하지만 수술없이 깁스 만으로 뼈를 붙였다. 부상 부위가 살짝 튀어나오긴 했지만 다치기 전과 다름없이 튼튼한 모습이다. 그는 6개월전 부상에 대해 "한창 잘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스스로 만족하기 시작한 때였고 이제 잡혀가는 모양새였다. '이제 잡아야지' 하고 결심하던 때였다"고 아쉬워했다. 실제로 박정권은 6월 들어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터뜨리며 1할대 타율을 2할6푼까지 순식간에 끌어오리는 상승세를 타던 중이었다. 1루수로도 안정을 찾아갔다. "금전적으로나 팀 위치로도 다쳤을 때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 때문에 잠도 안오더라"면서 "부딪히는 순간 부러진 걸 알았다. 하지만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제발 부러지지만 말라고 빌었다"고 답답했던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 클락에 대해서 "처음에는 정말 밉고 싫었다"면서 "이제는 괜찮다. 오히려 히어로즈와 계약해 내년에도 뛸 수 있다고 하니 막상 만나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아마 눈인사 정도 하고 말 것이다"고 웃었다. 이제 박정권은 지난 시즌 아픔을 완전히 잊는 대신 절실함과 독기만 남겨두기로 했다. 그는 "막상 다치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좀더 정신적으로 성숙한 계기가 됐고 '젊을 때 건강을 지켜야 된다'는 어른들 얘기가 가슴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인간적으로 성숙됐다는 생각도 들고 오히려 감사한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지마자 꼭 스트레칭을 하고 게을리한 부상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술자리도 자제 중이다. 또 능동적으로 움직이기로 했다. 그는 "그동안은 뭐든지 코칭스태프가 지시하는 대로만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내게 맞는 것을 찾아 시도해볼 생각"이라며 "팀에서 뭘 원하는지 찾아서 하겠다. 다양한 것을 직접 응용하면서 모험을 걸어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직 수비는 안해봤다"는 그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년 시즌에는 계속 1루를 지키겠다는 것이다"며 "그 말은 곧 나 이외에 누구도 1루에 서 있으면 안된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호언했다. "아니면 말고"라며 곧바로 꼬리를 내리긴 했지만 다짐이 섞인 비장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지난 13일 그는 동갑내기 신부 김은미 양과 화촉을 밝혔다. 가장이 된 것이다. 그는 "결혼을 아직 실감하지는 못한다"면서도 "식구가 한 명 늘었다. 항상 밥을 같이 먹고 있는 아내를 보면 '아! 내가 먹여 살려야겠다'는 절실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집에 들어가면 기다리는 사람,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들뜬다"며 "매일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아기를 좋아해서 그런지 빨리 2세를 갖고 싶다. 무조건 아들 딸 상관없이 2명만 낳고 싶다"고 행복한 가족 계획도 밝혔다. 박정권은 내년 시즌 1루수를 독차지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경쟁이 필수다. 붙박이 4번타자 이호준이 재활에서 복귀를 앞두고 있고 두산 출신 베테랑 안경현도 주전 1루수 후보다. 박정권이 경쟁을 뚫고 복귀, 자신의 호언대로 SK에게 2009년 새해 뜻 깊은 선물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etmeout@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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