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도 KBS 2TV ‘개그콘서트’는 ‘대한민국을 웃기며 힘’을 과시하며 인기 가도를 달렸다. 공개 코미디 위기론이 대두됐을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작진과 출연진은 새로운 코너, 캐릭터 개발에 매진한 결과 시청률 상승하며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2008년 한해를 마감하며 출연진과 방송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지난 1년 동안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돋보였던 캐릭터 베스트 3을 뽑았다. ‘캐릭터’ 의 본래 뜻은 ‘등장인물’ ‘개성’ 등이지만 흔히 통용되고 있는 ‘독특한 개성과 이미지가 부여돼 상징화 된 인물’로 그 의미를 국한시켰다. ‘닥터피쉬’도 강력한 후보였지만 출연진 모두 개성 강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제외됐다. 황현의, 박지선, 안상태 등도 유행어를 낳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상징화된 캐릭터’는 약하다는 판단이다. 연출은 맡고 있는 김석현 PD는 ‘3개만 뽑을 수 없다. 나에게는 모든 캐릭터가 최고다. 모두 자식 같은 캐릭터다”며 설문을 거절했다. 이런 논의를 거쳐 결정된 ‘개그 콘서트’ 최고의 캐릭터는 ‘달인’ ‘왕비호’ ‘준교수’다 ‘달인’은 허풍쟁이 김병만을 필두로 수제자 노우진, MC 류담이 한팀을 이룬 브릿지 코너로 시작, 지금은 명실상부 ‘개그콘서트’의 대표 코너로 자리잡았다. ‘달인’의 인기 비결은 다양한 소재와 세 사람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다. ‘16년 동안 매일 무술을 연마해 오신 흰띠 김병만 선생’‘16년 동안 영화 카메오 출연한 꼽살 김병만 선생’ ‘까불기를 멈추지 않은 맴매 김병만 선생’ 등 다양한 상황을 설정해 웃음을 유발하고 호 자체에도 언어유희가 있다. 김병만의 개인기 역시 캐릭터를 살리는 중요한 요소다. ‘달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의 뻔뻔함과 허풍을 이끌어 내면서 받쳐주는 류담과 김병만의 개그를 작은 웃음으로 이어주는 노우진이 있기에 가능했다. ‘왕비호’는 2008년 연예계를 강타한 ‘독설’ ‘비호감’ 코드에 부합하는 히트 캐릭터다. 존재감 없는 개그맨 윤형빈이 10만 안티팬 양성을 목표로 탄생시킨 ‘봉숭아 학당’ 왕비호는 3mm는 됨직한 짙은 아이라인, 부담되는 핫팬츠에 적나라한 겨드랑이 털 가리기까지 외형자체가 ‘왕 비호감’이다. 게다가 당대 내로라하는 최고 스타들을 향해 독설을 날리는 그의 자신감과 무모함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의 독설은 속시원한 딴지걸기로 오히려 많은 이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으며 ‘왕비호’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지금은 종영한 ‘준교수의 은밀한 매력’에서 ‘준교수’ 역시 인상 깊은 캐릭터다. 개그맨 송준근이 가지고 있는 느끼하고 부담스러운 외모를 더욱 강조한 ‘준교수’ 역시 비호감 캐릭터의 일환이다. 짙은 쌍꺼풀, 정확한 중앙 가르마로 빗어 묶은 긴 생머리, 엉덩이 뽕이 돋보이는 검은 바지와 하트 모양의 가슴털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외형이다. 거기다 느끼한 발음으로 ‘우쥬 플리즈 닥쳐줄래?’라는 국적 불명의 영어를 남발하고 ‘쌈싸먹어’ ‘가만있어’라는 건방진 말투는 점입가경이다. 또 주제도 모르고 허미영과 장효인을 차별대우하는 적반하장의 무개념 교수다. 하지만 시청자들에겐 큰 웃음을 선사한 베스트 캐릭터다. miru@osen.co.kr 온라인으로 받아보는 스포츠 신문, 디지털 무가지 OSEN Fun&Fun, 매일 3판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