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 그의 '부활'이 반가운 이유
OSEN 기자
발행 2008.12.26 15: 42

이승호(27. SK 와이번스)가 잊을 수 없는 2008년을 마무리하고 있다.
SK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승호가 올시즌 연봉(6100만원) 대비 32.8%가 인상된 8100만원에 2009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29경기에서 4승 1패 2세이브, 평균 자책점 3.57을 기록하며 부활의 발걸음을 내딛었던 이승호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등판해 4홀드 평균 자책점 1.59의 성적을 올리는 동시에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팀의 2연패에 기여했다.
이승호는 연봉 계약 후 "힘든 재활기간 신경을 써준 구단에 감사한다. 내년에 팀이 한국시리즈 3연패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데뷔 해이던 2000시즌 10승 12패 9세이브 평균 자책점 4.51을 기록하며 신생팀 SK의 '소년 가장'과도 같은 모습으로 신인왕좌에 올랐던 이승호는 부상의 질곡을 벗어나 나래를 펼쳤다.
2005시즌 이후 부상으로 인해 2시즌 동안 1군 마운드서 자취를 감췄던 이승호는 지난 시즌 보류선수가 아닌 임의탈퇴 신분으로 어둠 속에서 재활에만 힘썼다. 만약 재활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그는 아무런 절차 없이도 공을 놓는 은퇴를 택해야 했던 절박한 상황이었다.
케니 레이번(34) 이전까지 구단 최초의 15승 투수로 각광을 받았던 이승호였으나 최근 수년 간 그에게 연말을 너무도 스산했다. 2003년 SK 텔레콤 홍보실장으로 재직하며 SK의 첫 포스트시즌을 지켜봤던 신영철 SK 구단 사장은 "그렇게 잘 던졌던 투수가 막상 와보니 보이질 않았다. 매년 연말이 되면 정리 대상 후보 중 한 명으로 이승호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한 뒤 "2008 한국시리즈서 좋은 활약을 펼쳐 내가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스포츠는 좌절하고 있을 때 꿋꿋이 재기할 수 있다는 감동을 주는 것 같다. 이승호 같은 선수가 있어 뿌듯하다"라며 감개무량함을 밝혔던 신 사장은 "내가 스포츠 현장에 이렇게 나와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시리즈서 데뷔 초 처럼 '차돌 같은 직구'를 보여주며 SK 팬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던 이승호는 잊을 수 없는 세밑을 보내고 있다.
신 사장의 이야기처럼 스포츠는 어려운 고비를 견뎌내고 일어난 스타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한 분야다. 기나긴 부상의 가시밭길 속에서 은퇴 위기를 이겨내고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가 다음 시즌 SK 투수진의 선봉장으로 우뚝 설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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