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대표팀 터줏대감 박재홍(35.SK)과 이병규(34.주니치)가 태극마크와 사실상 영원히 이별했다. 박재홍과 이병규는 26일 발표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대표선수 2차 엔트리에서 빠졌다. 김인식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외야수 6명은 최종 확정된 것"이라고 밝혀 이들이 기사회생할 길은 없다. 고참선수들을 선호하는 김인식 감독의 성향 때문에 박재홍과 이병규의 선발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젊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들의 나이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국가대표에 다시 뽑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특히 박재홍은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데다 외야수에 오른손 타자가 적다는 점에서, 이병규는 누구보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박재홍과 이병규는 한국이 처음으로 프로-아마 혼성 '드림팀'을 구성한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부터 빠짐없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단골멤버다.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획득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이들이 국가대표에서 제외된 것은 운동선수로서의 마음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교훈이 되고 있다. 박재홍은 '도하 굴욕'으로 일컬어지는 2006년 도하아시아게임에서 최고참으로서 불성실한 플레이를 펼쳐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야구관계자의 눈 밖에 났다. 이병규 역시 지난 해 12월 열린 베이징올림픽 1차 예선에서 무성의한 자세로 경기에 임해 코칭스태프의 분노를 샀다. 26일 WBC 2차 엔트리 선정에서도 대표팀 코칭스태프 7명과 기술위원 4명 등 11명의 선발위원은 이들의 '과거'를 문제 삼아 압도적인 의견으로 탈락을 결정했다. 박재홍과 이병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영과 욕을 함께 맛봤던 두 스타플레이어의 씁쓸한 퇴장이 을씨년스럽게 다가오는 겨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