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이 또 한 번 KBL의 역사를 새로 썼다. 주희정은 27일 오후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의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8점 6리바운드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소속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주희정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 것은 다름 아닌 이날 그가 세운 놀라운 기록 때문이다. 주희정은 통산 3800 어시스트와 통산 2300 리바운드를 동시에 달성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주희정은 "본의 아니게 기록 때문에 초반부터 트리플 더블을 의식했다. 우리 팀이 경기 중반 매끄럽지 못했던 것이 나 때문이다"며 동료에 대한 미안함을 먼저 꺼냈다. 하지만 가드의 기본인 어시스트는 차치하더라도 이날 주희정이 기록한 6개의 리바운드는 보통 포워드도 잡아내기 힘든 숫자. 팀을 위해서라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주희정의 평소 모습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었기에 겸손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대처였다. KBL에서 가드인 주희정보다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선수가 서장훈(4145개)과 조니 맥도웰(3829개) 밖에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1997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원주 나래 블루버드(현 동부)에 입단해 데뷔 첫 해 신인왕에 오르는 등 12시즌 동안 국내 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군림해온 주희정다운 기록이기도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희정이 단 2점 차이로 통산 6000점 달성에 실패했다는 데 있다. 그야말로 기록 제조기인 셈이다. 그렇다면 주희정의 목표와 애착이 가는 기록은 어디까지일까. "아무래도 어시스트에 애착이 간다"고 운을 뗀 주희정은 "아직 목표는 정해두지 않았다. 은퇴를 앞둔다면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뛰겠다. 그러나 지금은 40분 내내 뛰는 것이 내 목표다"며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