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신생팀 히어로즈는 선수단 연봉 거품을 뺀다며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연봉을 대폭 삭감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연봉을 대폭 올려준 선수가 있었다. 3루수 정성훈(28)이었다. 전년도 2억2000만원에서 1억원을 올린 3억2000만원을 안겨줬다. 돈을 안써 비난을 사던 히어로즈였지만 올해를 마치면 FA(프리 에이전트)가 되는 정성훈의 몸값을 대폭 올려 ‘이적 방지 내지는 왕창 보상’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었다. 그 결과 정성훈이 시즌 후 LG로 옮기면서 히어로즈는 14억4000만원이라는 두둑한 보상을 받아냈다. 정성훈으로선 기대 이상의 연봉을 받아내는 일명 ‘예비 FA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올해도 이런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부분 구단들의 내년 연봉 협상이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예비 FA'들의 몸값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시즌 FA 최대어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중심타자들인 김태균(26)과 이범호(27)가 연봉 대박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시즌을 무사히 마치면 FA가 되는 둘에게 구단에서 미리부터‘대박연봉’을 안겨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물론 김태균은 홈런왕에 오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대가도 받는 것이지만 구단은 내년 FA에 대비한 사전 포석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억1000만원에서 4억원대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롯데의 동갑내기 라이벌(올해 3억6000만원)보다 더 많을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공격력이 좋은 3루수로서 ‘희소가치’가 높은 이범호도 마찬가지이다. 올해 2억1000만원에서 3억원대까지 바라볼만 하다. FA 시장에 나가면 타구단이 눈독을 들일만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어 '이적방지내지는 대박 보상' 차원에서 대폭 인상이 유력시 된다. 올 시즌 중반 부상으로 FA 자격을 얻지 못한 채 내년 시즌으로 미룬 KIA 포수 김상훈(31)도 ‘예비 FA 효과’를 누렸다. 포수라는 희귀한 포지션으로 올해 미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연봉이 동결됐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연봉 1억5000만원에 사인했다. 이들외에도 삼성 좌타 외야수 박한이(29)도 ‘예비 FA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데뷔 이후 최초로 연봉이 삭감된 박한이는 올 시즌 절치부심, 3할대 타율(0.316)을 기록하며 수준급 외야수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선동렬 감독은 아직 톱타자로서 부족하다며 박한이를 채찍하고 있지만 다른 구단에서는 쓸만한 외야수로 인정을 받고 있어 올해 연봉 2억4300만원에서 예상외로 많이 인상될 여지가 있다. 이밖에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선수로는 베테랑 선수들인 한화 우완 투수 문동환(36), 롯데 우완 투수 최향남(37), KIA 우완 투수 이대진(34) 등이 있다. 이들은 전성기를 지난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타구단에서도 눈독을 들일만한 구위여서 올해 연봉 계약이 주목된다. 당장 내년 시즌 FA 자격을 얻은 이들 뿐만아니라 앞으로 FA 대어가 유력시 되는 선수들도 미리부터 후한 대우를 받으며 몸값을 높이고 있다. 최근 재계약한 히어로즈 이택근(28)을 비롯해 삼성 배영수(27), SK 정대현(30) 등도 현재 성적 이상으로 대우을 받고 있는 미래의 FA들이다. 구단들은 6, 7년차 특급 선수들은 미리부터 대우하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sun@osen.co.kr 김태균-이범호-김상훈-박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