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우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웃겨야 사는 남자와 그렇지 못해 울고 있는 남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올 겨울 차태현(32)이 웃겼다. 차태현은 영화 ‘과속스캔들’로 다시금 충무로의 흥행배우로 올라서게 됐다. 12월 3일에 개봉한 영화 ‘과속스캔들’은 340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 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속스캔들’에서 차태현은 얄미운 듯 밉지 않은 코믹 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쳐 눈길을 끈다. 극중 딸과 손자로 나오는 박보영과 왕석현의 연기를 안정감 있게 받쳐주며 흥행 돌풍의 일등 공신이 되고 있다. 하지만 차태현이 바보 승룡이 역할로 연기를 한 영화 ‘바보’는 올해 2월에 개봉했지만 9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승룡이 역할을 맡아 잔잔한 감동을 전했지만 제 옷을 제대로 입은 것 같지 않은 부자연스러움으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은 “코믹의 재능이 뛰어난 배우다”며 “왕석현이랑 박보영이 빛난 것은 차태현이 있어서 가능했다. 코믹 연기에 있어서 유전적인 재능이 있음과 동시에 노력을 많이 한다. 열심히 안 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또한 “초반에 내가 평상시와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한다고 했었다. 토크쇼나 예능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그거다 싶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각색을 했다. 차태현에게 처음 미팅할 때 그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 이후부터는 별다른 디렉션을 준 것이 없다. 난 베이스만 줬다. 차태현이 살을 붙이고 포장을 해서 너무 자연스럽게 잘 해냈다. 그러니 자연히 상대방인 보영이와 석현이가 잘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웃기지 않아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던 배우는 정운택(33)이다. 정운택은 ‘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 등의 영화로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 그가 처음으로 진지한 연기에 도전한 스릴러 물 ‘4요일’은 12월 11일 개봉했지만 소리소문 없이 극장에서 내려갔다. ‘4요일’에서 정운택은 자살을 하려고 폐교에 들어가게 되는 비관론자 강준희 역할을 맡았다. 진지한 연기를 펼쳤지만 그 동안의 코믹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관객들은 정운택의 캐릭터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4요일’은 2만 7099명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정운택이 다시 코믹 연기로 돌아온다. 내년 1월 22일에 개봉하는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에서 정준호 정웅인과 함께 ‘정트리오’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정운택이 전하는 코믹 연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crystal@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