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최적의 타순으로 연속해서 세계 제일을 노리겠다". 내년 3월 열리는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의 사령탑 하라 다쓰노리(50) 감독이 경기마다 다른 타순을 선보일 계획이다. 29일 와 등 일본 스포츠 전문지들은 일제히 하라 감독이 이끄는 사무라이 재팬이 상대 투수 등에 따른 최적의 타순으로 연속 세계 정상을 두드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신문에 따르면 하라 감독은 "4번을 칠 수 있는 타자, 선두를 칠 수 있는 타자 등 주축을 맡을 수 있는 타자들이 많이 있다"며 "내년 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미야자키 합숙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하라 감독은 "선수들의 성향을 끝까지 확인한 후 상대 투수에 따라 최적의 타순을 짜, 연속해서 세계 제일을 움켜 쥔다"고 선언했다. 이는 상대 투수가 좌완인가 우완인가, 공격적인가 수비적인가에 따라 타순에 변화를 가미하겠다는 뜻이다. 또 오른손 장거리포가 적고 절대적인 4번 타자 후보가 없다는 평을 듣고 있는 현재 일본대표팀인 만큼 고정관념을 버리고 유연하게 타순을 배치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면에서는 풍부한 자원을 폭넓게 사용, 단기전에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더구나 하라 감독은 "'이 타순이 아니면 싫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말해 일찌감치 대표팀 멤버들에게 불만을 갖지 말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WBC대표팀은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집단인 만큼 대표팀에서 부여된 타순에 맞는 역할을 담당하리라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경력으로 따지면 팀의 정신적 지주인 스즈키 이치로(35, 시애틀 매리너스)가 톱타자, 풍부한 경험을 지닌 마쓰나카 노부히코(35, 소프트뱅크),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5,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하라 감독은 이런 선입관을 과감하게 버린 채 상대국가의 데이터를 가미해 타순을 짤 생각이다. 그런 만큼 경기에 따라 이치로가 3번을 칠 수도 있고 상대투수가 좌완일 경우에는 나카지마 히로유키(세이부)-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조지마 겐지(시애틀 매리너스) 등 오른손 타자 3명이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라 감독은 일부 선수들에게는 멀티 포지션을 요구할 생각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WBC 일본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갖출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