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대호 객원기자]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팀 최고의 '깜짝 스타'는 누가될까. 2006년 제1회 WBC에서는 이진영(SK)이 '국민 우익수'란 칭송을 받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올해 베이징올림픽에선 약관의 김현수(두산)가 '안타 제조기'란 별명과 함께 최고의 히어로로 등극했다.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큰 대회에선 어김없이 새로운 영웅이 등장하는 법. 지난 26일 발표된 제2회 WBC 2차 엔트리를 살펴본 야구 전문가들의 시선이 한 곳에 모아졌다. 내야수 최정(21.SK)이다. 최정은 엔트리 발표 전부터 합류여부가 관심사였다. 지금까지 국가대표 3루수는 10년 가까이 김동주(두산)가 굳게 지켰던 자리다. 이 때문에 대표 선발에서도 3루수는 김동주를 붙박이로 전천후 포지션이 가능한 백업요원을 고르는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발에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기술위원들은 최정을 김동주의 후계자로 사실상 낙점했다. 김동주가 일본 진출 문제로 대표팀 최종 합류가 미지수인 점도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최정을 국가대표 3루수로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팀 선발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투수를 제외한 야수 가운데 세대교체는 최정 한 명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프로 4년차인 최정은 이미 입단 때부터 한국 야구를 이끌 대들보 감으로 주목받았다. 최정의 장점이라면 타석에서 매우 적극적인 자세. 선구안이 약간 떨어지는 약점이 있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로 중장거리포를 거침없이 토해낸다. 올 시즌 타격 3위(.328), 출루율 6위(.410), 최다안타 7위(133개), 득점 8위(77점), 장타율 9위(.480) 등 타격 8개 부문 가운데 5개 부문에서 톱10에 들었다. 도루 13위(19개), 홈런 15위(12개), 타점 18위(61점) 등 나머지 3개 부문에서도 20위안에 랭크됐다. 최정은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30(홈런)-30(도루)'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동안 공격에 비해 3루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지난 동계훈련 동안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을 거치면서 몰라보게 글러브질이 좋아졌다. 수원 유신고 시절 투수로 활약해 어깨는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 최정은 내년 3월 WBC에서 한국의 '히든카드'로 나설 공산이 크다. 아시아 맞수 일본과 대만에 노출이 안 돼 있어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역할이 기대된다. 빠른 볼 투수에 강한데다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도 잘 쳐 국제대회에 더욱 걸 맞는 선수란 소리를 듣고 있다. 올해 최연소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스타탄생을 예고한 최정이 메이저리거가 총출동하는 WBC를 정조준하고 있다.
